-- 시냇가에 심은 나무 제3호 <1997.8> --


- 가족 탐방  -

주기민집사님 가정을 탐방하며




무더웠던 여름의 타는 듯한 해도 그 마지막을 나는 듯 이젠 제법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살갗의 감촉을 부드럽게 한다. 말복도 지나 귀뚜라미 소리가 서늘한 가을을 예고하며 계절을 재촉하는 그 마지막 여름에 우리 탐방 팀은 주기민 집사님 가정을 방문했다.

주기민, 김정희 집사님 내외 그리고 보라, 나라와 김정희 집사님의 언니 되시는 김현량 집사님이 단란하게 살고 있는 곳은 방일초등학교 옆으로 야트막한 산자락을 끼고 자리잡은 다세대 주택이 있다 언덕 위에 세워진 집답게 집밖의 전망이 시원한 느낌을 주는 그런 곳이었다.


주기민 집사님은 전라남도 순천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다.
4남 1녀 가운데 셋째 아들로 부모님 중 아버님은 먼저 돌아가시고 어머님과 막내 동생이 고향을 지키며 살고 있다.

모태신앙은 아니지만 집사님이 어렸을적 부터 집안 식구 모두가 교회에 다닐 정도로 모범적인 크리스챤 가정으로, 특별히 큰 형님이 신실하게 믿어 집사님 역시 그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지금도 기억이 나는 것은 집에서 교회까지의 거리가 무려 2km나 되었지만 비가오나 눈이오나 큰 형이 주집사님을 등에 업고 개울을 건너 그 먼길을 걸어서 교회에 까지 다녔는데 그때 그 형님이 지금은 수원남부교회 장로님이 되셨다고 한다.


고교 졸업후 서울로 올라온 주집사님은 가정 형편상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유통업계에서 세일즈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생활을 시작한지 2년째 접어들었을 때는 그 분야에서 상당한 인정을 받는 실력 있는 세일즈맨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일에 점점 깊이 빠져갈수록 신앙과는 먼 생활을 하게 되었고 그로부터 얼마안가 하던 일이 모두 망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일로 실로 엄청난 좌절감에 빠져들었으나 고향을 찾아 내려가던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나이 어린 한 미망인의 모습에서 용기를 얻고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길로 공부를 시작했고 순천 사범대를 지망하여 영어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 서울의 금옥여중에서 영어교사로 첫 교편을 잡게 되었고 그 후 몇 학교를 거쳐 지금은 경기고등학교에서 영어교사로 4년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노총각이 되도록 결혼을 안 하자 주위에서 걱정을 시작했고 가까이서 주집사님을 아끼는 목사님의 소개로 김정희 집사님을 만났다. 그때 까지도 결혼이라면 시큰둥하던 주집사님이 김정희 집사님을 만난 뒤로는 얼마나 마음이 다급했던지 두달만에 결혼식을 올렸다고 하니 김정희 집사님이 얼마나 마음에 들었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에 인연이란 따로 있는 것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2남 6녀중 막내로 자란 김정희 집사님 역시 모태신앙은 아니지만 어려서 부터 가족과 함께 신앙생활을 해왔고 둘째 오빠는 현재 전라북도 임제에서 목회를 하고 계신다고 한다. 원래는 목회에 뜻을 두지 않았는데 목사가 되고 보니 주의 종의 삶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하나님의 인도 하심에 얼마나 감사를 느끼는지 모른다고 한다.

주집사님의 가정이 남도교회의 식구가 된 것은 우연한 기회로, 다른 곳에서 살다가 방배동으로 이사 오면서 교회를 찾던 중, 목사님의 설교말씀을 듣고 편안하면서도 알기 쉬운 목사님의 설교가 마음에 들어 남도교회 식구가 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남도식구가 된 이후로 새벽기도는 물론 수요예배에도 열심히 참석하시고, 고등부 교사로 봉사하고 계신다. 김정희 집사님 역시 반주자로 아름다운 음악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보라와 나라는 유치부에서 열심히 하나님을 섬기는 아름답고 단란한 가정이다.



그런 주집사님은 올해로 교편을 잡은지 11년째 되신다.

학교의 교사로서, 또 교회 고등부 교사로서 봉사하시는 주집사님은 일선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분답게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런 주집사님이 교회 교육에서 바라는 것이 있다면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세상에서의 학교생활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교회교육에도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한 달에 한번만이라도 아이들 예배에 부모님들이 오셔서 함께 예배를 드리며 교회에서 아이들이 무슨 말씀을 배우는지, 그들의 신앙이 어떠한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또한 중.고등부 학생들 역시도 중.고등부 예배만 드리지 말고 어른 예배를 함께 드림으로써 부모님들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그 간격을 좁혀갔으면 하는 것이 집사님의 바람이다.

이와 함께 집사님이 오랜 교사생활을 하시면서 느끼는 절실한 안타까움은 우리가 남의 자식을 내 자식을 사랑하는 것의 천분의 일만이라도 사랑한다면 세상이 이처럼 혼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아쉬움이다. 오늘날의 청소년 문제와 사회의 문제는 그 ‘사랑’을 실천하지 못해 일어난 엄청난 결과라고 말씀하셨다.

소탕하면서도 교향의 어머님을 그리워하는 그 그림움이 따뜻한 느낌을 주는 주집사님 가족과의 탐방은 오늘날 우리가 부모에게 받은 사랑을 자기 자녀에게는 아낌없이 쏟아 부으면서도 내 가족이 아닌 타인에 대해서는 나눌 줄 모르는 우리의 이기심에 대해서 가슴 아프게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 되기도 했다.


부모님의 사랑보다도 더 큰 사랑, 바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온 몸으로 체험하고 있는 우리 남도 식구들은 바로 이런 사랑을 전하고 나누어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실천하기를 바라며 이 탐방을 마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