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냇가에 심은 나무 제3호 <1997.8> --


- 선교보고 -

일본 이나기 성서교회를 다녀와서


유병근 목사(담임목사)



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한다. 오랫동안 우리 민족과의 불편한 관계들 때문이리라.

우리 교회가 일본선교에 참여하게 된 것은 교육전도사로 사역하시던 김준기 선교사의 후원 때문이었다. 필자나 교우들이나 웬지 일본 선교에 대해서는 다른 곳의 선교 후원보다는 소극적이었고, 어떤 부분은 시큰둥한 입장이었다.

곱지 않게 보는 일본이기도 하거니와 비싼 물가에서 오는 경제적 효과 때문이기도 했다. 동남아의 후진국이나 남미, 아프리카, 인도 등지에 비하면 훨씬 경제적 부단이 더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저런 사유들로 인하여 관망하고 있던 선교지 일본을 지난 6월에 필자와 성도 몇 분이 방문하게 되었다.


‘이나기’라는 도시는 동경과 경계하고 있는 서울의 부천이나 안산시와 같은 위치에 있는 소도시이다.

김선교사가 선교를 위한 교회를 창립한지 4주년이라 창립기념을 겸한 방문이기도 했다 우리 일행이 동경 나리따 공항에 내렸을 때 마중 나온 김선교사의 모습은 한마디로 헌신자, 사역자의 모습 그것이었다.

선교지의 환경이 열악하여도 선교사의 헌신에는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는 두 시간이 넘는 거리를 승합차를 빌려서 달려왔고 맞이하는 그 모습은 힘든 전투장에서 우군을 맞이하는 모습처럼 보였다.

얼마전 허리병으로 완치되지 않은 몸을 이끌고 한 주간 내내 우리 일행을 위한 뒷바라지는 헌신된 사명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나기 성서교회는 역전에 자리잡고 있었다.
20평 남짓한 예배실에 순수 일본인들만 대상으로 선교한 결과 창립 4주년 예배시에 약 20여명이 모였고 우리 일행과 함께 약 30여명이 예배를 드렸고 여러 가지 기념 행사들을 가졌었다.

한국인 선교사가 일본인을 선교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장애를 딛고 복음을 전하여 그들이 구원 얻는 모습을 보는 감격은 그동안 피상적으로 여겨왔던 일본 선교후원회에 대한 자세가 많이 변하는 기회가 되었다.

“일본인을 한국인 선교사를 통하여 예수를 믿게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인에 대한 일본인들의 인식, 일본인들의 민족성, 그들의 종교관 등은 일본 선교에 큰 장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선교의 성공법’이 있을 수 있는 것일까? 를 생각하며 일본을 방문했던 우리 일행은 이나기 성서교회의 일본인 성도들의 모습, 그리고 김선교사와 가족들의 헌신을 보는 순간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는 느낌이다.

함께 찬송하며 기뻐하는 모습들, 말씀을 경청하여 감격해 하는 일들, 사랑으로 교제하며 베풀려는 자세들 속에서 어쩌면 일본 선교와 가능성을 느꼈고 선교사의 썪는 밀알의 자세로 사역하는 모습 속에서 일본 선교는 결코 부정적이지만 않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목사님 일본 선교를 위해 헌신 할 한국교회의 젊은이가 더 필요합니다.”
김선교사의 말이다. 그는 일본선교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었다.

“…이러한 일꾼들을 훈련시켜 길러내는 일을 하려는 꿈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필자와 일행은 일본 복음화의 불씨를 피우고 있는 이나기  교회의 모습 속에서 일본 복음화의 출발과 가능성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