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냇가에 심은 나무 제2호 <1997.5> --


- 칼럼 -

우리 형제자매들의 아픔을 생각하며


허정호 집사님




지금 북한의 어린이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 석탄가루, 흙을 파먹는 아이들, 텅 비어있는 학교, 방안에 누워 죽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 백성이 나서서 전쟁을 하자고 조르는 사회, 이것이 오늘 북한의 실상이다.

85년 당시, 기아로 허덕이던 아프리카를 우리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그런데 그때의 에티오피아보다 지금 북한의 식량 사정이 더 어럽다고 하는데, 우리의 원조는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현재 북한 원조액의 가장 많은 부분을 미국이 내고 있다 한다. 같은 동포로서 과연 우리 정부, 아니 우리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자기 민족마저 적극 나서지 않는데 어떤 다른 나라가 나설 필요를 느낄 것이며 , 한국 정부의 정치 논리를 앞세운 이러한 태도를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잘했다 하겠는가?

이는 결국 이미 벌어진 문화적 이질감 못지 않게 심각한 체형적 격차를 초래할 것이며 , 민족에 대한 반감을 더욱 깊게 할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북한의 자존심도 대북원조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에티오피아처럼 모금을 호소할 ‘참혹한 사건’이 해외의 TV에 실려야 하는데 이를 극구 거절하고 있는것이다.

이러한 그들의 태도가 바뀌어야 주민의 60~70%가 하루 한끼 먹을게 없는 현실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뒤늦게 나마 민간차원의 지원이 다시 시작되고, 국민들의 온정이 모아지고 있는 이즈음, 우리 믿는 사람들도 북녘 형제자매들을 위해 기도하고 사랑을 베푸는 작은 손실이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