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냇가에 심은 나무 제2호 <1997.5> --


- 이대호스피스 -

죽음 임박한 불신자의 초조함 “지옥에 갈까봐 두려워요”


최화숙(이대 가정 호스피스 실무책임자)




그리스도를 영접 후 평안 가운데 임종
1986년 3울 이후로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현장에서 호스피스로 사역이 동참해 왔다. 인간이 태어나서 죽는다는 것이 불신자에게는 해답이 없는 불가사의 한 것으로 보이겠지만 성경 말씀을 믿는 우리들에게는 생명의 주인이 누구인가는 알기에 나그네처럼 일시적으론 이땅에 와서 잠시 머물다 가는 것임이 자명하다.

수년 전 먼저 보낸 한 환자를 소개하고 싶다. 이유는 이 다음에 천국에서 우리가 그를 다시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62세 김00 회장님. 회사를 2개나 운영하고 있는 사업가였다. 친구 분이 의사인지라 간암 진단을 받고 병명 고지와 함께 예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호스피스에 의뢰된 이유는 환자의 몸이 굳어서 풀어지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미 정신과 의사가 다녀갔으나 별 효과가 없었다고 하였다.

방문해보니 환자는 침대에 누워서 잔뜩 긴장한 얼굴을 하고 이빨 마주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온 몸이 굳은 채 덜덜 떨고 있었다.  “무엇이 가장 걱정스러우세요?”라는 질문에 김회장은 덜덜 떨면서 겨우 들릴듯한 목소리로 “지옥에 갈까봐서” 라고 대답하였다. “지옥에 안 가는 비결을 알려 드릴까요?” 라고 말하자 환자는 힘있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일반적으로 호스피스 케어는 환자의 신체적인 안위를 고려하느 것에서부터 접근하기 마련이지만 이 환자의 경우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당자 환자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가 영적인 문제였으므로 단도직입적으로 복음을 설명하였고 환자는 그 자리에서 예수님을 자리에서 구주로 영접하였다. 그리고 하나님 자녀의 특권에 대해 설명하면서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기워졌으며 심판에 이르지 아니한다’는 말씀을 전하자 그제서야 딱딱하게 굳었던 몸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하였다.

내가 돌아온 후 그 분은 부인에게 통장의 비밀번호를 모두 알려주었다고 하였다. 두 번째 방문에서 시도신경을 설명해 드렸는데 열심히 경청하더니 내가 돌아온 후 회사 임원들을 불러 회사 문제를 정리하였다고 하였다.

세 번째 방문에서는 주기도문을 알려 드렸는데 설명이 끝난 후 이제는 그만 오셔도 되겠다며 그 동안 몹시 고마웠다고 인사를 하였다. 환자는 그날 친구들을 불러 자신의 부인을 부탁한다고 이야기하며 부인에게도 ‘당신도 예수를 믿어 천국에서 만나자. 장례식은 기독교 식으로 해달라’고 말씀하시고 다음날 소천하셨다 .

사실 이 환자의 경우 진단 받을 당시 의사의 소견에는 여명이 2~3개월 될 것으로 보였으나 실제로는 3주일 만에 돌아가셨다. 본인이 가장 두려워하던 지옥에 대한 공포가 해소되자 삶을 정리하고 곧바로 천국으로 간 것이다. 마치 십자가상의 한 강도와 같이 평생을 예수님과 상관없이 살았으나 죽음을 지척에 둔 상태에서 국적으로 구원받았던 이 분을 생각하면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 새삼 놀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