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냇가에 심은 나무 제1호 <1997.2> --


- 주제토론 -

연예인을 쫓는 아이들


류소영 자매




연예인을 좋아하고 모방하고 싶어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닮고 싶은 사람이 가수들과 탤런트 뿐이라면 또한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존경하는 인물이 연예인이라면 그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느 신문 머릿기사에서처럼 몸팔아 용돈 마련하는 무서운 십대가 되어버린 까닭은 왜일까? 수능 시험을 끝내고 아르바이트로 술집에서 일하는 고3들에 대한 기사를 보았다. 단지 중고등학교를 자퇴한 청소년 뿐 아니라 대학입학을 앞둔 청소년들도 이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면 요즘의 십대는 확실히 무서운 십대인 것 같다.

또래 친구들의 말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청소년... 영턱스와 H.O.T의 모습으로 길거리를 걸어다니는 요란한 복장의 청소년들을 보면서 우리 어른들과 부모님들은 아마도 이렇게 중얼거릴 것이다.

"우리 자랄 때는 저렇지 않았는데, 요즘 애들은 참! 츳츳츳... 뉘집 자식인지 부모 속 꽤나 썩었겠다."

비행 청소년은 어떻게 되는 걸까?

사실 부모님들은 우리 자녀들이 성적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민한다. 하지만 우리 자녀가 자신의 인생에서 어떤 꿈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자아인식을 하고 있고 사회적 시각은 어떤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고, 그런 생각없이 사는 자녀들에 대해서 별로 걱정하지도 않는다.



청소년기에 자아정체감을 바로 형성하는 것이 중시되고 부각되는 이유는 의존적인 아동기에서 벗어나, 독립적이고 책임감 있는 성인으로서의 준비가 이 단계에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아정체감이란 무엇인가?
에릭슨은 자아정체감이란 영원히 성취될 수 없는 자기에 대한 상으로, 사회적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개정되는 자신에 대한 현실감이라고 하였다.

쉽게 말한다면 자아정체감이란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것이며 결국 이로 인해 자신의 삶에서 행복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비행 청소년들은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대부분 친구들과 어울려 놀며, 춤과 노래, 오토바이 폭주, 술, 약물 등 순간 순간의 기분에 따라 살아간다. 물론 그러한 삶에도 힘든 부분은 있다. 친구들과의 갈등, 부모님과의 마찰, 아르바이트하는 곳에서의 어려움들이 있다.

하지만 현재의 나날들을 자신의 긴 인생의 항로 속에서 보지 못하고 순간적인 쾌락과 어려움에의 즉각적인 회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일년 후의 자신의 모습에 대한 기대감 없이 그냥 맞이하게 되는 일년 후일 뿐이다.

자아정체감은 비행청소년 뿐만 아니라 일반 청소년에게도 필요하다. 자신의 삶의 방향과 목적을 이해하지 못할 경우 중고등학교 시절을 불행하게 보낼 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삶의 과정들에거 맞게 되는 발달과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청소년기는 큰 문제없이 보내도 언젠가 더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 청소년들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아정체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첫째, 교회 교육의 중요성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내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해 주신다. 이것은 기독 청소년들이 자아정체감을 형성하는 데 있어 다른 청소년보다 더 유리한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청소년기는 반항적인 시기이다. 일방적으로 "해야만 한다. 너는 이러이러해야 한다"라는 지시적 접근은 그들에게 유용한 개입이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만 내기 쉽다.

기독교 특히 장로교는 매우 보수적인 윤리관을 가지고 있다. 하나님의 절대적인 진리가 아닌 상대적인 가치 기준을 청소년을 옭아매는 잣대로 사용하지 않도록 교역자나 교사들이 자신이 갖고 있는 가치관을 이해하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성경에서 제시하는 가치들과 삶에 대한 설명들에 대해 잘 알고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청소년들의 자아 정체감 형성을 위해 가정에서는 지혜로운 부모님들이 될 필요가 있다.
이들에게 중요한 한가지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사소한 열 가지를 져주는 게 필요하다. 이것을 구별할 수 있는 뱀같은 부모님의 지혜가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청소년기는 힘에 대해 민감한 시기로 부모님 또는 선생님과 무의식적으로 또는 의식적으로 힘 겨루기를 한다.
주도권 싸움인데 부모님들은 이 싸움에서 지면 자신의 권위가 실추될 것 같은 두려움에 목숨걸고 자녀들과 힘겨루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성경에서도 야곱이 하나님보다 힘이 더 많아서 하나님을 이긴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야곱에게 져주신 것임을 우리가 알고 있듯이 빠른 속도로 레일 위를 달려가는 기차의 조종간을 가지고 싸우는 것은 서로에게 무의미함을 언급하고 싶다.

사람들은 대개적으로 자신과 다른 견해나 가치관을 받아들이는 데 인색하다. 어른들은 상대적으로 힘이 없는 청소년들에게 우위의 입장에서 그들의 가치와 선호하는 취향을 무시하게 되고 일방적인 의사전달을 하게 된다. "너... 그런 옷 입지 마라. 보기 안좋다."

마지막으로 우리 청소년들에게는 따분하게 들릴 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정체감을 형성하려고 노력하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고민하라고...

사실 겉에서 보여지는 외모와 차림새만으로 사람들을 평가한다는 점에서는 청소년도 마찬가지이다. 어른들이 그들이 입고 있는 옷만으로 청소년들을 문제아 취급하듯이 청소년들 또한 연예인들의 겉모습만 보고 그들을 숭배한다.

사회가 요구하는 학벌과 매스 미디어가 따라 오라고 손짓하는 대로 무조건 끌려 다니는 10대의 얄팍함을 벗어 버리고 질풍노도의 시기, 반항기의 시기인 1-대의 혼란함을 진정한 자신을 인식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