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냇가에 심은 나무 제14호 (2003.5)  --


- 표지글 -

새생명을 심읍시다. (아가서 2장 11절)


유병근 목사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겨울이 장애물이라고 합니다. 추우니까요. 그러나 요즘에야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오히려 긴 겨울, 눈 오는 계절이 더 신이 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결혼식도 겨울에 더 많이 하는 경향이지요. 예날, 그러니까 오늘 본문의 배경인 솔로몬 왕의 시절엔 겨울이 힘든 계절이었습니다. 팔레스타인에는 겨울이 우기입니다. 비가 많이 옵니다. 목축이 주 산업인 이들에게는 겨울은 어려운 때입니다. 우선, 들판에서 양들을 먹일 수 없습니다. 겨울에는 양들이 병도 잘 걸립니다. 목자들을 겨울이 속히 지나가기를 기다립니다. 목자들 중에는 라헬과 같이 여자의 몸으로 양을 몰고 나오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남녀의 교제와 사랑도 곧 잘 이루어지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봄을 기다립니다.


오늘 본문은 총각 솔로몬이 처녀 술람미에게 구혼하는 내용입니다. "겨울이 지났다."고 외칩니다. "꽃이 피고 새가 우는 봄이 왔다."고 기뻐합니다. 본격적으로 사랑을 해보자는 구혼의 모습입니다. 사랑은 봄에 활기를 얻습니다. 남도교회 성도 여러분, 우리에게도 겨울이 지나갔습니다. 지난 겨울은 예년에 비하여 춥지 않았다고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추웠습니다. 계절의 겨울도 춥지만 영적인 겨울은 더 혹독한 법입니다. 아픔의 순간들, 시련의 상황들, 슬픔, 긴장, 그리고 불황의 연속들이 우리를 떨게 하였습니다. 정말 겨울이었습니다. 그것도 긴 겨울이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계절이 왔습니다. 계절만이 아닙니다. 이제 우리의 상황도 새로운 계절이 되어야겠습니다. 겨울의 삶과 봄의 삶은 다릅니다. 겨울은 움츠리지만 봄은 나래를 폅니다. 겨울은 동면의 때이지만 봄은 깨어날 때입니다. 그리고 파종의 시기입니다. 물론, 우리의 신앙도 봄의 신앙이어야 합니다. "추워서", "춥다", "춥구먼"하던 자세를 버리고 기지개를 켜야 합니다. 하나님은 새 봄에 역사하십니다. 봄 비를 사모하게 하시며 이른 비를 기다리게 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겨울이 지나도 일어나지 못하거나 싹이 나지 않는다면 죽은 것입니다. 우리가 죽어 있다면 사랑은 원하시는 주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 얼어버린 마음을 성령에 녹입시다. 굳어버린 무릎을 기도로 꿇어 봅시다. 힘들고 지루했던 문제들을 하나님께 맡깁시다. 새 봄같은 축복을 주시도록 합시다. 무엇보다도 새 봄에 말씀을 파종합시다. 새 생명을 심읍시다. 전도의 농부가 됩시다.


그동안의 겨울에 추위를 핑계삼아 우리 주님의 사랑의 요청을 뜨겁게 받아들이지 못하였다면 이제 다시 시작합시다. 겨울이 지났습니다. 새 봄과 함께 하나님의 축복이 넘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