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냇가에 심은 나무 제14호 (2003.5)  --



유초등부 교사를 하면서...


유진옥 집사



저도 그런 선생님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사랑의 빚진자로서 기쁨을 가지고,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엄마와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의 영혼을 사랑하며 더욱 더 그들을 섬기며
주의 종이 되리라 다짐해 봅니다.




모태 신앙인 저는 친정 어머님게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새벽 기도에 다녀오시는 모습을, 또 주의 종들을 섬기는 모습들을 보며 자랐습니다. 시골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다고 생각하며 하나님은 한 분이시기 때문에 어느 교회에서든지 잘 적응하리라 생각하던 제가 서울에 올라와서 결혼 전 서울 교회에 적응하기는 참으로 힘이 들었습니다. 저의 성격 탓도 있었겠지만 양쪽 교회들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게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대예배만을 드리며 겉도는 저의 모습을 보고 안타깝게 여긴 큰오빠 내외는 유치부 교사로 봉사할 것을 제게 권유하였고 이를 계기로 교사로서의 직분을 맡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여러 가지 일들이 저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저는 취학 전 어린 아이들을 맡았기 때문에 엄마의 마음으로 이 아이들을 보살펴야 했습니다. 어느 날, 예배시간을 5분 정도 남겨두고 화장실을 간다고 하길래 "조금만 있다 가라"했다고 마음이 상해서 교회에 몇 주동안이나 안나온 6살짜리 임예빈..." 그냥 화장실을 보낼 걸..." 후회하며 예빈이로 인하여 저는 마음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어린 아이 하나를 실족케 하면 연자 맷돌을 그 목에 달리우고 깊은 바다에 빠뜨리우는 것이 나으리라'(마 18:6) 하는 성경 말씀이 생각나 괴로운 마음으로 주님께 떼를 쓰며 간절히 회개했습니다. 그리고, 기도하던 중 예빈이가 다시 교회에 나왔을 때의 그 기쁨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너무나 감사하여 눈시울이 뜨거워졌고 그 아이를 사랑으로 뜨겁게 안아주었습니다. 교사로 봉사하면서 경험부족으로 아이들을 잘 알지 못하여 처음으로 맞이한 위기(?)였기에 20년이 다 된 세월이 흘렀는데도 제기억에 생생합니다. 그 아이의 이름까지도 말입니다. 지금은 예빈이가 신앙 생활을 잘 하는 예쁜 숙녀로 자랐으리라 믿습니다.



매 주일 아침 전화 심방하여 아이들을 체크하는데 한 어머님은 자신은 믿지 않지만 신앙은 자유라며 열심히 아이를 교회에 보내주시던 분이 계셨습니다. 주일 아침 울리는 벨이 제 전화인줄 아시고 "여보세요" 대신에 "안녕하세요. 선생님"하면서 전화를 반갑게 받아주시고 여러가지 대화 중에 오히려 저를 위로해 주시며 많은 용기를 주었답니다. 제 자신이 부족하여 때로는 힘이 들고 좌절 될 때에 이 어머님이 하셨던 말씀을 기억해보며 다시 한번 저를 돌아보고 힘을 얻고, 또 기도하면서 이 사명을 잘 감당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언제인가는 항상 어리게만 느껴졌던 한 아이를 반 단합대회를 마치고 집에 바래다 주는데, "선생님! 나 죽으면 하늘나라 가요. 하나님 믿으니까..."하면서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 부활의 사건을 신이나서 저에게 들려주며 기뻐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아이와 같이 순수한 믿음을 소유한 자들이 천국에 가지 않겠나 생각이 되었고 나름대로 저도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던지요. 신학기가 되면 반 선생님이 배정하는데 "우리 반 선생님만 왜 안 바꿔 주세요?"하면서 유치부만을 맡았던 저에게 염증을 느껴 반론을 제기한 아이도 있었습니다. '그래 지겹기도 하겠지...'하며 비상이 걸려 다른 반을 맡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반론을 제기한 아이도 천하보다 귀한 주님을 사랑하는 영혼이기에 너무나도 소중한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를 유년주일학교에서 지도하셨던 어린 제 눈에 비친 선생님들은 참으로 열정을 가지고 기쁨으로 이 교사의 사명을 감당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 선생님들이 가끔 보고 싶고 저도 그런 선생님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사랑의 빚진자로서 기쁨으 ㄹ가지고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엄마와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의 영혼을 사랑하며 더욱더 그들을 섬기며 주의 종이 되리라 다짐해 봅니다. 나에게 직분 주심은 "나를 충성되이 여김"(딤전 1:12)이니 기쁨과 감사함으로 최선을 다하여 주님께서 "결산하자."할 때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해야 겠습니다. 우리가 소유한 건강, 재물, 재능이 우리 것이 아님을 알고 기회 있을 때 주님께서 능력주셔서 잘 감당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면서 천하보다 귀한 영혼 구원하는 일에 앞장서는 충성스런 청지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실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의 소망이 있다면 우리 교회에서 자란 우리 친구들이 한사람도 신앙의 낙오자가 없이 험하고 악한 세상에서 믿음으로 승리하는 삶이 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오늘도 내일도 기도해 봅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수고가 전데되어야만 아름다운 열매가 보장되리라 생각하며 올 한해 열심히 뛰어보겠습니다. 기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