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편지"

생명의 말씀을 밝혀 나의 달음질도 헛되지 아니하고 수고도 헛되지 아니함으로 그리스 도의 날에 나로 자랑 할 것이 있게 하려 함이라 (빌2:16)

할렐루야! 선교의 사령관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선교의 동역자들께 문안 인사드립니다. 지난 한해 동안도 부족한 종을 위하여 기도해 주시고 물질로 협조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지금까지 주님의 지상명령인 선교하는 일에 미력하나마 동참할 수 있었음을 감사드립니다. 보내는 선교사가 있기에 가는 선교사가 있을 수 있는데 저는 보내는 선교사 되시는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선교현지에 있을 수 있고 주의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쁘게 살다 보니 한 해가 쏜 살과 같이 지나가고 벌써 선교 3년 차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자주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한 것을 용서해 주십시오.
이곳 현지의 생활이 그렇게 편하지만 못하여 핑계 같지만 소식을 드리지 못하는 것이니 너무 섭섭하다 나무라지 마시기 바랍니다. 사실 지금도 신변의 위협을 느껴 피신하여 있는 은신처에서 편지가 한국에 무사히 나갈 수 있는 길이 있어서 급히 선교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이 편지가 동역자들께 무사히 전해지기를 기도합니다. 지금 중국에서는 선교사 색출작전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데다가 저의 출신교단의 자료가 이곳 당국에 적발이 되어 색출작전에 더욱 활기를 띠고 있어 많은 선교사들이 잡히거나 은신하고 있지 않으면 한국으로 잠시 피신을 나가 있는 상태입니다. 저는 그나마 총회 선교부에 소속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이 어찌 될는지 그리 낙관적인 상황이 아니므로 추이를 살펴보아 잠시 한국으로의 피신을 고려 중입니다. 저희 는 지금 주변에 선교사들이 체포되거나 추방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담대함을 주십사 기도해 주십시요. 저의 사역지 한 곳에서는 밀고자가 있어서 학교를 잠정적으로 폐쇄하였고 또 한 곳에서는 신학생 5O명이 잡히고 동역하는 조선족 전도사가 체포되어 벌금 6만원(한화 일천만원)을 물기로 하고 풀려났는데 이 문제를 수습하고 한국으로 피신할까 합니다. 또 살던 집도 노출이 되어 급히 이사를 하고 전화번호도 바꾸었습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사역을 잠시 중단하고 피신하여 있습니다만, 항상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의 도우심과 동역자 분들의 뜨거운 기도에 힘입어 작년 한해 동안도 상해에 신학교 한곳을 개설하여 5개의 신학교를 운영하고 10명의 장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 10여개 처의 교회를 개척하여  현지 사역자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북한사역도 어려움이 있어 잠시 중단하였는데 곧 다시 재개를 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특히 지난해 8월에 신의주지역의 지하교회 지도자와 접촉이 되어 여러 부분에서 지원을 하고 있었는데 신의주 특구문제로 지금 소식이 두절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곳 상황이 잠잠해지면 다시 연결을 하여 일을 진행하려 하오니 기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2월말부터 안휘성에 신학교를 새로 개교하기로 하고 학생을 모집하면서 준비 중에 있었는데 그곳 상황이 갑자기 어려워져 개교가 힘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러나 상해에 신학생들은 주로 개척의 의지가 강한 전도사들이어서 2003년도에는 이들을 훈련시켜 남방지역에 교회를 개척하는 일에 주력하려고 합니다. 문제는 앞으로 많은 사역비가 필요한데 지금까지도 채워주신 하나님께서 채워주시리라 믿고 사역을 추진하고 있사오니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교 훈련도 받지 못하고 뚜렷한 파송 기관도 없이 빈 몸으로 선교지에 나왔지만 하나님께서는 많은 사역을 주셨고 감당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셔서 2년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뛰었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부족한 종을 믿고 협력해 주신 동역자 여러분들의 끊임없는 사랑과 기도 덕분이었음을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무엇보다 주님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 내 뜻대로, 내 정욕대로, 내 계획대로 일하지 않고 오직 주님의 계획하심 가운데 주의 뜻에 따라 신중하게 충성되이 일하는 진실한 종으로 일을 잘 감당하게 하시길 간구해 주십시오.

2003년에도 부족한 종들이 혼신을 다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이 중국 땅에 널리 전할 수 있도록 계속적인 기도와 물질의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곳 상황이 계속 어려워 사역을 하기 힘들 경우에는 기존에 하던 사역을 측면에서 지원하면서 1년 정도 대학에 입학하여 언어연수를 받을 계획도 세워놓고 있는데 때로는 무리한 사역으로 인하여 늘 피곤에 지쳐있고 잦은 사역지 이동으로 인한 기후 변화로 늘 감기에 걸려있곤 합니다. 그러나 고질적으로 고통을 주던 디스크는 수술 후 재발이 되지 않아 저희 내외는 그런대로 건강을 유지하면서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힘주시는 대로 부끄럽지 않게 일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지난번에도 부탁을 드렸는데 주보나 교회 요람에 저희들의 이름을 가명으로 써 주십시오. 이요한, 최안나로 하여 주시면 되겠습니다. 한국교회의 모든 자료들이 중국 공안당국으로 수집되어 들어가기 때문에 저희들의 안전을 위해 부탁드리는 것이오니 협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면 다시 소식을 전할 것을 기약하며 오늘은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주안에서 평안하십시오.


                                                                                          2003. 1. 2

                                                                         중국에서 선교사 이요한, 최안나 드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