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그 옛집
글, 김의준 장로
보슬비가 촉촉이 내리는
오늘 같은 날엔
옛날 그 "옛집"이 생각난다
삼각지 어딘가에
낯익은 허름한 뒷골목
어슴푸레 떠오르는
그 "옛집" 할머니의 넉넉함이
내 희미한 추억을 적신다
마음은 있어도 계산은 없는
그 넉넉함이 푸짐한 人情이 되어
이 메말라 가는 세상을
촉촉이 적시는
연탄불도 감동한 듯
온종일 열심히 다싯국물을 끓여
진하디 진한 맛을 우려내던
그 맛은 단순한 맛이 아닌
서민들의 허기진 한끼를
푸짐하게 채워 피가 되고 살이 되고
희망이 되게 하던 그 기억
오늘도 그 "옛집" 할머니는
이 각박한 세상을 위해
그 진한 희망의 다싯국물을
우려내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