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자유롭게 하라
글, 김 의 준 장로
역사는 사실의 정원에 핀
꽃이라고들 한다지만
진리는
사실의 눈치에 구애됨이 없고
역사의 붓끝을 초월한 무한함이니
주님을 어느 빛바랜 족보에 방치하면
이천년 전에 사생아私生兒로 태어나
가난 가운데서도 의롭게 살다가
율법의 덫에 걸려 고난 당한
십자가 위에서 새들의 먹이가 된 비운의 선각자
진리는 허공을 떠도는 메아리가 되고
가르침은 한낱 공염불이 되고 말지니
진실로 주님을 사랑하거든
먼저, 진리를 자유롭게하라.
"진리는 사실의 눈치에 구애됨이 없고 역사의 붓끝을 초월한 무한함"이라는 구절은 우리들의 신앙 성숙을 위하여 참으로 필요한 자세라 여겨 집니다. 이와 비슷한 표현을 바울은 “문자(letter)는 죽이고, 영(spirit)은 살리는 것”(고후 3:6)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사도 바울의 주장은 문자 즉 언어의 표현이라는 것은 어떤 사실을 지식으로 해소해 버리는 나머지 참된 진리에 대한 영적지식을 가로막는 위험을 안고 있기에, 어떤 사실을 명확히 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진리 그 자체를 가리기도 한다는 것이지요.
즉 학문의 영역에는 문자로서 연구하지만 종교의 영역에서는 문자를 쫓다가 자칫하면 영적인 종교의 생명 즉 진리를 놓치기 쉽다는 것을 잊어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리인 달을 보라고 했더니, 진리인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본다(指月)”는 중국 혜능대사(638-713)의 지적을 명심하여야 하겠습니다
따라서 우리들은 문자에 의한 역사적인 예수 그리스도보다는, 바울이 고백한 “하나님은.... 그 아들을 내속에 나타내 보이셨습니다.”(갈 1:16)에서와 같이 그의 마음속에 나타내 보이신 "말씀"(로고스: 요 1:1)로서의 영적인 신앙의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 되지 않을 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