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새해맞이 예배
글, 김 의 준 장로
새해 시작 10초 전
대형 스크린에서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10, 9, 8 . . . . 3, 2, 1, 할렐루야!
새해 새 태양이 찬란한 빛을 터트리며 화답한다.
드넓은 공간을 단숨에 삼켜버릴 기세로
큰 무리의 함성이 하늘을 찌르는 속에서
나는 이곳에 들어설 때 보았던
남루한 한 청년의 문전박대門前薄待 기억을 지울 수 없어
수 만 군중의 기립박수와 팡파르를 가르고 등단한
오늘의 주인공, 요셉 총리의
당당한 모습과 뒤엉켜 혼란스럽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에도
이곳은 새해 축복을 부르짖는
뜨거운 열기 속에 발 디딜 틈이 없다.
출세 가도를 달리는 총리의 간증에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고
이미 진리의 터전을 범람한 황금물결은
천하를 뒤덮을 듯 넘실댄다.
먼저, 진리를 구하고 나면
그 위에 덤으로 받는 것이 황금부스러기인줄 알았는데
진리는 돈방석이나 부풀리는
공기주머니로 전락한지 오래다.
이스라엘 하나님의 돈벼락에 우리 하나님은 기가 죽고
출세한 자들이 설치는 곳에
머리 둘곳 없는 그분은 설자리도 없고
예수의 문패를 붙인 곳에 예수는 없다
시간은 벌써 자정을 넘어
새벽으로 흐르고 있는 새해 첫날
이곳을 빠져나온 나는
어두운 골목, 길바닥에서
얼어 죽은 시체 한 구具를 발견한다.
아까 보았던 그 청년의 것이다
나는 그 돌덩이 같은 주검을 안고
하염없이 눈물 흘리며 돌아온
쓸쓸한 그날 밤이었다.
즉 생명(ego)이나 물질을 포함한 세상적인 모든 것은 "잠간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약 4:14)와 같이 일시적인 것이기에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누리는 구원을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모든 집착을 버리라는 것이며, 존재하는 모든 것은 타자로의 이행에서만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예수님과 말씀과 비교하여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에도 이곳은 새해 축복을 부르짖는 뜨거운 열기 속에 발 디딜 틈이 없는" 어떤 새해맞이 예배 풍속도에서 세상적인 ego적 삶을 살아가려고 몸부림치는 교인들의 모습은 얼마나 비극적인가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장자(莊子)가 제물론(齋物論)의 서두에서 “내가 나를 잊는(吾喪我)” 경지를 설명하면서 자아(我: ego)의 아집을 버리고 본연의 자아(吾: True Self)로서 "닫히지 않는" "구분없는“ 드넓은 영역에서 노니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와 같이 영안이 열리고, 깨달음을 얻은 지인(至人)은 기복신앙에 의한 물욕에 사로잡힌 소아(小我: ego)를 소멸시킬 때, 우주적인 자아이며, 속사람인 대아(大我: True Self)를 얻어 하나님과 하나가 되는 하나님의 나라의 축복을 누리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