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血)의 노래

                                                       글,   김의준 장로

        피를 즐기는 귀신은 흡혈귀吸血鬼라는데
        우리 하나님이 피를 좋아하신다니 이해할 수 없네

        갖가지 짐승의 피로 속죄제를 드리던
        어떤 족속의 풍습에서 피맛을 보신 걸까
        그 피가 식성에 인박이신 것일까
        그래서 결국, 대속代贖의 조건으로
        자기 독생자의 피까지 거래去來하셨단 말인가

        항상 좋은 것 값없이 주신 분을
        피를 부르는 폭군暴君으로 만들고
        만물萬物의 주인을 그들만의 전유물인양 
        교만 떠는 천하에 이기적인 족속들

        피는 본래 생명生命의 본질이기에
        생사를 건 약속에는 혈서血書를 쓰듯
        보이지 않은 마음을 드러내는 증표證票이니

        피의 노래는
        세상 모든 가치를 발아래 두고
        창조자를 경배하는 삶 속에서 펼치는
        신명나는 의식儀式과도 같은 것

        피는 문설주에 얼룩진 초조한 마음일 수 있고
        하나님 앞에 늦둥이 아들을 바치는
        피맺힌 결단일 수 있나니
        하나님은 피를 원치 않으시고, 오히려
        생명 없는 자에게 새 생명을 주시려 함이라

        이를 깨달은 자마다
        고귀한 생명을 하늘에 뿌리며 춤출지니
        산야山野에 흐드러진 초목草木들까지도
        생명의 푸르름을 더 짙게 흔들며
        창조주께 영광 돌림이 마땅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