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血)의 노래
글, 김의준 장로
피를 즐기는 귀신은 흡혈귀吸血鬼라는데
우리 하나님이 피를 좋아하신다니 이해할 수 없네
갖가지 짐승의 피로 속죄제를 드리던
어떤 족속의 풍습에서 피맛을 보신 걸까
그 피가 식성에 인박이신 것일까
그래서 결국, 대속代贖의 조건으로
자기 독생자의 피까지 거래去來하셨단 말인가
항상 좋은 것 값없이 주신 분을
피를 부르는 폭군暴君으로 만들고
만물萬物의 주인을 그들만의 전유물인양
교만 떠는 천하에 이기적인 족속들
피는 본래 생명生命의 본질이기에
생사를 건 약속에는 혈서血書를 쓰듯
보이지 않은 마음을 드러내는 증표證票이니
피의 노래는
세상 모든 가치를 발아래 두고
창조자를 경배하는 삶 속에서 펼치는
신명나는 의식儀式과도 같은 것
피는 문설주에 얼룩진 초조한 마음일 수 있고
하나님 앞에 늦둥이 아들을 바치는
피맺힌 결단일 수 있나니
하나님은 피를 원치 않으시고, 오히려
생명 없는 자에게 새 생명을 주시려 함이라
이를 깨달은 자마다
고귀한 생명을 하늘에 뿌리며 춤출지니
산야山野에 흐드러진 초목草木들까지도
생명의 푸르름을 더 짙게 흔들며
창조주께 영광 돌림이 마땅하도다.
예수님이 회개하라고 말씀하신 것은 우리들이 내면의 변화를 받아 새로운 하나님의 나라인 영적인 삶을 누리고 " 생명 없는 자에게 새 생명을 주시려 함"이기에 유대민족이 율법에 대한 죄의 값으로 회개의 의미에서 짐승의 피를 그들의 야훼 하나님께 드리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닐 까요?
예수님이 "진리를 증거하려 이 세상에 오셨다"(요 18:37)고 말씀하신 것은 우리들이 진리를 통한 영적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세상에 취해있고 또한 영적으로 목말라 하는 것을 가슴 아파하며, 이러한 우리들의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육신으로 이 세상에 오신 것으로 해석하면 되지 않을 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