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말씀하셨다. “먼저 된 많은 자가 나중이 될 것이나, 그들은 하나이면서 같은  것이  되리라.”(도마복음 4장2절)

신앙생활의 역전극逆轉劇을 암시하는 구절이 아니라, 전체로서 하나(One)인 진리(천국)는 처음과 끝, 먼저와 나중과 같은 시공간의 구별이 없는 절대 평등한 ‘생명의 자리’(갓난아기)라는 것이다. 하나의 진리를 깨닫는 경지는 시공간과 양변兩邊을 여윈 것이기에 이원성의 분별이 없으며, 결국 어른과 아이, 죽음과 생명, 첫째와 꼴찌가 하나로 융합되어 분별이 사라진다. 파도가 그대로 물이고, 물이 그대로 파도인 진리의 세계에서는 “우는 자는 웃는 자”(눅 6:21)가 되듯이 모든 현상이 극極에 이르면 반대를 향하는 원圓이 된다(도덕경 7장).

‘하나(One)가 된 자’는 자신의 모든 이원성의 무명(無知, ego)에서 벗어나 본래 신(부처)임을 깨닫고(요 10:34), ‘모든 존재와 합일合一한 자’(true Self)이다. 시공 속에는 시작과 끝, 처음과 나중이 있지만, 시공간을 초월한 ‘절대의 차원’(융합)에서의 구별은 무의미할 뿐이다. 양자역학(입자 등을 다루는 현대 물리학의 기초 이론)의 비국소성 이론도 물체들은 공간과 시간의 제한된 영역에 국한될 수 없다고 증명한다. 예수는 주객을 나누는 구속주救贖主라기 보다는 우리의 영성(神性)을 환기 시키는 상기자(Reminder)이며, 둘이 아닌  진리, 즉 각자(覺者, One)이다(요 
17:21).

과정신학過程神學에서 “하나님은 시원적始原的이면서 결과적이며, 시작과 끝으로 세계와 분리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역易신학도 선악善 惡 , 전후前後는 서로가 갈등하는 실재들이 아니라 상호 의존적인 하나라고 가르친다.
바울은 기독교인이 경험하는 역설적인 ‘음양陰陽의 법칙’(One)을 “우리는 속이는 자 같으나 참되고…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고후 6:8-10)라고 표현하였다. 따라서 하나인 실상(천국)을 보지 못하고, 물속에 비친 달과 같은 허상(이원성)을 분별하여 보는 것, 즉 하나의 진리를 깨닫지 못한 마음(ego)이 바로 죄이다(요 9: 41).

  모든 종교가 생겨나고 거기서 수행법을 가르치는 이유는 사람들이 실재를 바로 보지 못하고, 실재하지 않는 것을 실재로 보는 것을 포기하도록 도와주기 위함일 뿐이다(顚倒夢想). 인도의 성자聖者 라마크리슈나는 “모든 것은 오직 똑같은 에너지이자 시작도 끝도 없는 하나의 실재로 이루어져 있다. 그 실재를 신이라고 부르든, 근원적 힘(氣)이라고 부르든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명확하며 생생한 단일성(單一性, One), 그것이 모든 것의 본질이다”고 하였다(重重無碍法界海, 화엄경). 

  법화경法華經은 시간상  길고  짧음의  구분이  사라짐을  “처음과  끝이 바로  지금의  한 생각(現前一念)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하였고  또한 화엄경華嚴經의 법성게는  “시간개념에서의  길이는  부분과  전체가  연결 
된다”고 하였다. 노자老子는 하나의 도道란 “통털어  하나이므로(混 而 爲 一 ) 앞 과  뒤는  서로  따라 다니며(前 後 相 隨 , 도 덕 경  2장 ), 선·후(先後), 내·외(內外)가  없는  초연한  자리이다”(後其身而 身先, 도덕경  7장)고  한다. 장자莊子도  “만물 일체이므로 죽음과 삶, 시작과 끝 등을 같은 것으로 여긴다”고 하여  ‘나누어질 수 없는’(不可分) 하 나의 진리를 강조하였다. 

  모두 유무상생有無相生의 원리와 같이 양극兩極이 하나인 진리를 설명하고  있다 . 예수는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라”(막  1:15)고  하셨다. 양극(兩極) 이  하나인  천국(진리)이  마음가짐에  따라  눈앞에  있음을  알려주신   것이며, 여기에   천국이   있다고   깨닫는   것이   회개( metanoia )이다.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모습대로  되는  것이며, 환경과  육체는  모두가  마음의  그림자이다(三界唯心所現, 화엄경).  따라서 혜능대사는 “현상계에 있는 삼독심(三毒心)인 욕심(貪), 성냄(瞋), 어리석음(痴)을 제거하고 나면 지옥이 사라지고 하나(One)의 진리인 극락(천국)과 다르지 않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