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글,  김의준 장로


 예전엔

 내 집 드나들듯 했던 

 남한산성을

 오랫만에 올라 보니

 세상이 한눈에 쏙 들어온다


 저 멀리 아스라이

 내려다 보이는 세상은

 오늘도 빛바랜 과거를 지우고

 미래를 색칠하느라 분주한데


 자연은 짙은 미소로

 나를 품어 반기고

 바로 눈 앞 솔숲에선

 설설 기는 귀여운 다람쥐가

 오늘따라 나랑 놀고싶다는데


 이를 어쩔 수 없이 뿌리치고

 고풍스럽게 복원된

 연주봉옹성(連珠峰甕城)을 지나

 산허리를 감아도는 산성을 따라

 수어장대(守禦將臺)에 올랐다


 조선의 비운을 딛고

 이렇게 세월따라 자연과 친화하여

 지금은 의젓하게 버티고 서있는

 남한산성은


 이 나라 심장부를 지키는

 위대한 장군답게

 오늘도 든든히

 세상을 굽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