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은 객관을 따라 소멸하고, 객관은 주관을 따라 사라진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시간적으로도 공간적으로도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전체(One)이다.  다만 우리 스스로가 시간과 공간을 구분하고, 주관(能)과 객관(境)을 분별하여 이해하는 것일 뿐이다.

 

  예수께서는 “너희가 맹인이 되었더라면 죄가 없으려니와 본다고 하니 너희 죄가 그대로 있느니라”(요 9:41) 주관과 객관을 분별하는 ego가 소멸된 영적 맹인이 되었더라면 죄가 없으려니와 ego로서 보는 것을 실재한다고 여기고 있으니 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겉사람인 ego로써 보는 것들은 관계적이며, 조건적인 변화하는 그림자와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한 사마리아인이 양을 끌고 가는 것을 보시매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저 사람이 어찌하여 양을 끌고 가는냐?” 제자들이 그에게 이르되, “잡아서 먹으려 하나이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양이 살아 있을 때는 저가 그것을 먹지 못하거니와, 오로지 저가 양을 죽여 시체가 된 다음에야 먹을 수 있나니라.” 제자들이 이르되, “그럴 수밖에 없나이다.” 그가 저들에게 이르시되, “그러므로 너희도 너희 쉴 곳을 찾아 시체가 되어 먹히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리라.”(도마복음 60)

 

  양(羊)이 분별과 집착하는 마음으로 전체(不二)인 생명의 피가 없어진 시체가 되면 먹히므로 살아있는 양과 죽임을 당했을 때의 운명이 비교되어진다. 여기서 쉼이라는 것은 구원을 의미하며, 분별하는 ego를 소멸하고 하나(One)가 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평화와 안식으로 죽음을 초월하는 삶이다. 그러므로 천국의 평화는 단지 죽음 후의 일이 아니라 바로 여기 현재의 쉼이 있는 삶 속에 있기에 내면의 어두움을 벗어나 빛인 깨달음으로 진리(One)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