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空을 앞세워 이러 저리 바뀌어 감은, 모두 허망한 견해 때문이다.”
空함을 이렇게도 저렇게도 말하는 것은 ego적인 중생의 망견(妄見)때문이며 진공(眞空: One)은 아니라는 것이다. 空이라는 말을 “비어 있다”라는 뜻으로 이해하여 “비어 있지 않은 것”과 분별 시비한다면, 空 역시 둘로 분별되어지는 개념일 뿐이며, “不二의 진리” (One)에서는 어떠한 분별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형체가 없는 無形의 空과 형체가 있는 有形의 색(色)을 분별 시비하여 이해한다면 헛된 견해이다(色卽是空 空卽是色)*.
“인간의 지혜를 비운”(고전 1:19) 無心(無念)은 절대 무차별의 평등한 “하나(One)의 세계”이며, 中道 즉 “佛性과 하나”(One)가 되어 순수생명으로 전체성을 체험하는 경지이다. 따라서 해탈(解脫, Moksa)은 전체성(One)과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실체가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며, 이렇게 “진리와 하나(One)”가 되는 절대의 경지에 이르게 되면 나 자신을 구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인류를 구하고 우주까지 정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自利利他).
*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은 아인슈타인이 “모든 질량은 우리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산화하여 없어졌다 하여도 없어진 것이 아니라, 이 우주 공간에 에너지로 변화하여진 것뿐이다” 즉 “물질(色)은 곧 에너지(空)이다”는 것을 증명한 것과 부합된다. “이원적인 입장”(ego)에서 물(본질)과 파도(현상)는 둘이지만, “절대적인 입장”(One)에서 물(본질)과 파도(현상)가 둘이 아니듯이 色이 空이고 空이 色이다. 이러한 “진리의 조화”(One)를 이사야(34:16)는 “제 짝이 없는 것이 없다”고 하였으며, 양자역학에서도 공간(空)이야말로 만물(色)을 낳는 모체물질(母體物質)이라고 증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