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예수께 말했다. “내 형제들에게 일러 우리 아버지의 유산을 나와 더불어 나누도록 하소서.” 예수께서 그 사람에게 이르시되, “이 사람아, 누가 나를 나누는 자로 만들었느냐?” 하시고, 제자들을 향해 이르시되, “나는 나누는 자가 아니다. 그렇지 않은가?” 하시더라.(도마복음 72장)

 

  예수는 재산 따위를 나누는 자가 아니라 '진리(One)로 하나 되게 하는 자’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는둘을 하나로 하면너희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리라”(도마복음 22)고 하신 것처럼 '하나 됨'을 전하는 영적 스승( 20: 16)이지 세속적 지도자(ego)가 되려고 온 것은 아니다. '하나 됨'의 신비적 관계는 요한복음 15:1-6에 기록된 '포도나무와 가지'에서 설명되고 있다. 예수는 하나님이 타자로서 상()과 벌()을 주는 '이원론적인 신'이 아니라 동양적 세계관처럼 '일원론적인 신' 이라는 하나의 진리를 가르치기 위해 세상에 오신 것이다( 18:37). 


  현대물리학이 물질은 하나의 파동(念波)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과 같이 천지우주는 바로 보면 텅 비어 있는 것이다(諸法空, 1:2). 그러나무지한 자’(ego)는 자기가 세상에서 보고 듣는 것이 텅 빈 것()이 아니라 실재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이와 같이 이원성의 분별로 보는 허상(가짜)을 비이원성의 실상(진짜)으로 알고 본다는 것 즉, 허공의 꽃과 같이 없는 것을 있다고 하는 것은 죄이다( 9:41). 자기를 무한한 능력의 신성(생명)으로 자각하지 않고 물질 또는 육체로만 보는 것은 착각인 전도몽상(顚倒夢想)이다


  예수와 부처의 가르침은 착각과 분별의 어둠인 허상(거짓 나)을 깨뜨리고 빛의 아들인영원한 생명의 실상’(참나)을 드러내게 하는 것이다(眞空妙有, 12:36). 우리 스스로가 완전 원만한생명의 실상’(神性)임을 자각할 때 허상인 모든 고통과 병을 소멸시킬 수가 있다(諸法實相). 성자(聖者)들은 자연의 도리 그대로, 바탕(One)인 본질(실상)을 보며 그 어디나 천국의 자리이다.


  ‘나누는 자는 전체로서 하나인 본성(참나)을 깨닫지 못하고 고통과 불행의 원인이 되는분별심을 가진 자’(ego)를 의미한다. 예수가나누는 자가 아니라고 하신 것은 무한한 본성(生命) 깨달음으로 만물과 하나(One)가 된 마음이며, 열반경(涅槃經)에서 상락아정(常樂我淨)이라고 한다. 곧 '성품은 항상 하고, 고요하며, 참나(眞我)이고, 청정하다'는 뜻이다. 또한 육조단경(六祖壇經)에서도마음은 광대하기가 허공과 같아서 무한하며...선악도 없으며, 머리와 꼬리도 없다.’라고 한다

 

  나와 너, 주와 객, 영혼과 육체로 나누는 것은 인간적인 인식 범위이며, 근본에서 볼 때 다 똑 같은 하나(One)이다(道生萬物, 11:36). 그러므로 내가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에게 해를 끼치게 하는 것이다. 미워하거나 사랑하는이원성의 마음’(ego)만 없으면, 신성의 파동인 물질은 없고오직 신성(불성)뿐이다고 하는 진리()가 환하게 밝아진다(但莫憎 愛 洞然明白, 신심명). 무엇을가리고 나누고 받아들이고 배척하는 것은 모든 것이 하나(One)인 진리 (참나)를 떠난 거짓 나(ego)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예수는진리의 자각’(自他一體)을 통하여 둘이 아닌 진리를 알지 못 하는 온 인류의 고통()을 자기의 것으로 짊어지셨다( 8:28). 부처도 일체중생을하나로 보는 자각’(無我)을 통하여 중생을 위해 활동하는 인격을 가졌다. 노자(老子)는만물이 변화하되 욕심이 일어난다면 나는 이름 없는 통나무(,One)로 그것을 눌러 버릴 것이다”(도덕경 37), 장자(莊子)하나로 하는 자를 통전적(統全的)인 진인(眞人)의 경지라고 하여 둘이 아닌 진리를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모든 것을 나누어서 분별함으로 고통과 불행을 초래하고 있지만, 그러나 성자(聖者)들은 이것과 저것을 나누는 분별을 벗어나 모든 것을 하나의 진리(생명)으로 보는 행복과 평안을 누리고 있다.

 

*  동양적 세계관인 인도의 브라마니즘 (힌두이즘), 불교의 연기설緣起說, 도교의 도(道)사상, 유교의 이기(理氣) 음양설(陰陽說) 등은 모두 삼라만상이 상호 보충성, 의존성 그리고 통일성(One)임을 그 본질적 핵심으로 하고 있다. , “둘이면서 하나요, 하나이면서 둘인 진리(One)이다. 따라서 존재는 고정된 실체가 없는연기적 존재’(相依相關)이므로 공(空,)이라고도 한다. 우리는 일체를 포용하고 받아들이는 적극적인공의 실천’(One)으로 일체의 대립을 넘어서 나와 너가 하나(One)인 이타행(利他行)을 실천하여야 한다.  신(One)에 의하여 지배되는 모든 것은있는 그대로 되어가는오묘한 조화 속에 있는 (One)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