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제자들이 말했다. “당신은 언제 우리에게 드러나게 되고, 우리는 언제 당신을 보게 되오리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가 어린아이들처럼 부끄럼 없이 옷을 벗어 그 옷을 발아래 던지고 그것을 발로 짓밟을 때, 너희는 살아 있는 자의 아들을 보게 될 것이다. 그때 너희는 두려워하지 않게 되리라.”(도마복음 37장)


 제자들은 예수에게 구세주와 메시아로서의 참된 실체를 언제 드러낼 것인지를 묻고 있다. 그러나 예수는 지금 여기서 어린아이들과 같이 부끄럼 없이 겉옷(ego)을 벗을 때, 즉 깨달음으로 거짓 나(ego)를 소멸할 때 ‘살아있는 자의 자 아’(참나, One)가 드러난다고 말씀하신다. 집착을 제거하고, 지혜롭게 있는 그대로 ‘텅 빈 무소유’(無我) 로 살아갈 때 무한한 광명의 예수(참나)를 보게 되며, 어둠인 에고ego가 사라진다. 이렇게 시간이 사라지고, ‘하나인 자신의 본질을 회복한 자는 두려움이 사라짐’(사 43:5)과 동시에 하나의 생명으로 환희의 삶을 누린다

 부끄럼  없이  이기적인 ‘이원성의  옷’(ego)을 벗어  던지는 ‘어린아이의 원초성’(One)은 ‘하나님의 모양’(창 5:1)과 분별하는 타락 이전의 실상(true Self) 즉 에덴동산을 회복하게 한다. ‘거할 곳이 많은 내 아버지 집’(요 14:2)은 인연에 따라 오관五官과 육감六感으로 느껴지거나 상념想念의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헛되고 헛된 가상 세계(ego)가 아니라 조화로운 실상 세계(One)이다. 신학자 폴 틸리히Paul Tillich는 구약의 타락 이야기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서술이 아니라, 인간의 실존 상태에 대한 상징이라고 한다. 

  예수는 큰 광풍 비유를 통해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진 제자들에게 “잠잠하라 고요하라”(막 4:39)라고 말씀하셨고, 부처는 이원적인 두려움을 없애기 위하여 “누구라도 자기의 모습(참나)을 보고, 목소리를 듣는 이는 부처를 보는 것이다”(능엄경)라고 하였다. 두려움은 어둠속에서 밧줄(ego)을 뱀One)으로 보는 분별심으로 조화로운 실상의 진리를 보지 못한 결과이다. 노자는 “있는 것과 없는 것, 쉬움과 어려움은 서로 말미암아 있고 없고, 쉽고 어려움이 이루어진(有無相生 難易 相成, 도덕경 2장)고 하면서 어둠(불행)이 없으면 빛(행복)도 없다는 전체성인 상보 사상을 강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