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字山에 젖어


                         글,  김의준 장로


 올 여름은

 벌써부터 무지하게 덥다


 더위를 무릅쓰고

 일자산에 취해 오르다 보니

 땀을 모르던 등고랑에서

 후덥지근한 계곡물이 흐른다


 해도 더는 못 참겠는지

 구름 속 그늘을 찾아 슬그머니

 몸을 피한다


 땀이 흥건한 채

 해맞이 능선에 오르자

 난데없는 소나기 세례에

 몸도 마음도 상쾌하다


 역시 일자산은

 나하고 궁합이 잘 맞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