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은 하나(2)

                                                            글,   김 의 준  장로


       산이 처음 거기 있을 때는
       산만 있고 길은 없었다.

       사람들이 산이 좋아 오르다 보니
       여기저기 오름길이 트이기 시작한다
       쌓이고 쌓인 발자국이 길이 된 것이다.

       그렇게 산길은 사람들이 낸 것
       산을 오르면서 길을 논하지 말라
       정상을 가면서 길을 탓하지 말라

       산 속에 산이 없다고 불안해 하지도 말고,
       숲의 고요에 말 없이 귀 기울이라
       그 아름다운 조화에 취해 보라
       바위 틈을 구르는 물소리에
       젖으며 젖으며 올라보라.

       마음 비우고, 오르다 보면 
      정상에서 만나게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