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산(黃  山)

                                                                     글,   김 의 준  장로


   산山이 거기 있다기에
   오르고 또 올랐더니
   산은 보이지 않고 천사天使들만 오르락내리락
   구름치마 드리우고 하늘 시중들더이다

   열 여섯
   빛고을 사신들을 맞고서
   놀란 듯, 반가운 듯
   옷매무새 추스르고
   외로 서서 수줍더이다

   이른 새벽에는
   어둑어둑 먼저 일어나
   심해深海에 묻어 둔 불덩이를 씻어
   정성스레 하늘에 달아 올리고

   해질 무렵은
   천지天地 간間에 구름이불 고이 펴고 
   발그스레 단장丹粧하고 앉아 
   다독다독 자장가 부르더이다

   우리가
   새 계명誡命을 찾아 내려간
   운해雲海 속, 수 백길 골짝에서는
   제법 가까워졌다고 
   젖가슴도 살짝 열어 몇 사람만 보여주더이다

   어떤 이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  하였더니만
   이 곳은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천상天上의 땅
   창조주가 자기 몫으로 구별해 둔
   또 다른 산이더이다.

   (동기회 따라 중국 황산을 오른 느낌을 글로 옮겨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