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이니 객관이니 하는 두 가지의 뜻을 알고자 한다면 원래 전체(All)가 한 가지로 空하였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며, 생각이 사라질 때 대상이 없어지며, 대상이 없어질 때 자아(ego)가 사라지고 전체성(All)이 된다. “양변(兩邊)이 모두 병이고 허물”(ego)이므로 이것을 바로 알면 전체성(All)이 “空하다”라는 것을 자각한다. 이러한 오묘한 경지는 양변을 여윈 동시에 영원한 생명인 “眞如(중생심, One)가 현전(現前)하는 것”(갈 2:20)을 말한다.
주관이나 객관의 두 가지를 알고자 따라간다면 모두가 “이원론적 사유”(ego)인 분별 때문에 生하고 멸(滅)하는 헛된 것이 된다(生滅法). 주객을 초월하는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 고전 12:12)”인 “空의 세계”는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不生不滅)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으며(不垢不淨)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는다(不增不減)”(반야심경). 즉 윤회하는 生死의 고통에서 “초월적 기쁨의 세계”(寂滅樂)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