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그러니까, 아마도 3년?? 2년?? 전이었을 겁니다.
겨울 동계 수련회에서 였습니다.
강명식씨께서 이 글을 읽으셨었는데, 그분께 요청하여 그 글을 멜로 받게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처 박아 둔 편지들을 꺼내듯이 편지함을 정리하면서 이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감동과 사랑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 적어봅니다.

어머님 만 10년 만입니다.
10년 만에 어머님께 긴 편지를 드리기로 작정하고 모처럼 조용한 시간을 갖습니다. 아 어머님, 그러나 무슨 말씀을 먼저 드려야 할까요?
참으로 긴 세월, 저희 부부를 위해 피흘리시듯 기도해 오신 어머님... 어머님이 아니셨던들 오늘의 저와 우리 가족은 없었을런지도 모릅니다.

여기는 한나 에미가 입원해 있는 신시내티의 한 병원입니다. 8년여의 긴 방황을 끝내고 돌아온 한나 에미는 깊은 잠속에 빠져 있습니다. 약물 중독으로 다시 소생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의사 선생님들께서는 말씀하시지만, 저는 기필코 온전히 치유하셔서 일으켜 세워 주실 것을 믿고 있습니다.

어머님! 참으로 많은 옛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어머니께서 아시죠.
제가 한나 에미를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제 생명처럼 사랑하게 된 것을요.
성가대에서 노래하던 한나 에미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처녀였습니다. 저는 첫눈에 그 아름다움에 사로잡혀 눈길을 돌릴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한나 에미에게 구혼했을 때 "목회자의 아내가 되기에는 부족한 아이다."라고 하신 어머님의 겸양의 말씀이 더욱 더 제 심장을 뜨겁게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한나 에미 또한 저의 사랑에 열렬히 응답하여 우린 결혼했습니다.

아 그러나 어머님!
우리의 사랑은 프린스톤에서의 신혼 1년 동안만 온전한 사랑을 이루었을 뿐이었습니다.
한나를 낳고 부터 한나 에미는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유학생활의 어려움과 힘겨운 가사노동 때문이려니 믿었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아이를 재워 놓고 나간 한나 에미가 새벽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한나 에미의 영혼이 제가 미치지 못할 곳으로 흘러가 버린 사실이 확인되었을때, 저는 미쳐버릴 것 같았습니다. 저의 마음은 깨어지고 제 영혼은 마비되는 것 같았습니다. 갓난 한나와 저의 눈물겨운 생활은 견딜만 했으나, 신학공부를 하는 전도사로서의 불같은 시련과 고통은 끝간 데가 없었습니다.

그러한 시련 속에서 한나가 4살이 되었을때, 주님의 사랑의 음성이 저를 깨웠습니다.
제 아내를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주님의 사랑의 음성이었습니다. 저는 한나 에미를 찾아 미주 전역을 헤매다니기 시작했습니다.   L.A의 싸구려 술집에서 한나 에미를 찾아냈을 때, 한나 에미는 또 다른 한 아이의 어미가(다니엘) 되어있었습니다. (이제 승리했으니 다니엘이 저의 소생이 아니었음도 밝힙니다. 놀라시지 마십시요. 어머님)

다니엘의 아버지로부터 힘겨운 댓가를 치르고 아이와 에미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한나 에미가 돌아오자 잊혀졌던 세상사람들의 비웃음이 다시 고개를 들고, 육신적으로 제 사역은 고통중의 고통이었습니다. 그러나 오직 하나님께서만이 상처난 제 가슴에 길르앗 향유를 부어 주시고, 모든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한나 에미를 이전 보다 더욱 뜨겁게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시었습니다. 그것은 인내와 순종의 연습이었습니다.

아아! 그러나 어머님, 그 사랑의 훈련이 채 띁나기도 전에 한나 에미는 또다시 우리 곁을 떠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하나님께서도 한나 에미를 포기하실 것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묵묵히 저의 목회생활에 성령의 불을 붙여 주시고 어느 때보다 하나님의 권능만을 힘입게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애닯도록 한나 에미를 찾아다니는 그 여정에서, 저는 비로소 호세아 선지자를 생각하며 울었습니다. 그때서야, 제 앞에서 방탕한 한나 에미나 하나님 앞에서 저의 방탕함이나 무슨 차이가 있을까를 깨달아 알게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어머님.
한나 에미는 노예시장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발가벗기워 쓰레기처럼 버려져 있었습니다.
한나 에미는 저를 알아보고 통곡하며 저의 품안에 쓰러졌습니다. 뼈만 앙상한 한나 에미를 껴안으면서, 하나님께서 죄인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얼마나 간절히 하나님께서 죄인들을 찾고 계신지를 깨달아 알게 하시며, 저 또한 통곡하도록 하셨습니다.
어머님, 언제나 용서하시기를 원하시며 우리가 죄에서 돌이키기 원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로 하여금 승리하게 하셨습니다.

한나 에미는 이전보다 더 아름다운 여인으로 회복되어 하나님과 영원한 남편으로서의 저를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어머님, 이제 눈물을 거두십시요. 승리하셨습니다. 하나님을 높여드리는 기쁨의 찬양을 함께 부르실 때 입니다. 할렐루야!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감동이 얼마나 흐르는지..........찌릿찌릿..
이 글을 다시 대면하였던 그때 한참을 울었더랬습니다.
이런 엄청난 사랑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놀랐고, 이보다 더한 죄인이 나라는 사실에 더욱 놀랐더랬습니다.
아. 우리는 모두 얼마나 큰 은혜를 받았고, 받고 있으며, 받을 것인지....
하나님안에서만 가능한 이런 사랑을 나도 하고 싶습니다.
왜냐면 나도 이런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