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의 神祕


                        글,  김의준 장로


 인간이면 너나없이

 채우는 걸 좋아한다

 할 수만 있으면 가득 채워야

 직성直星이 풀리는지

 비우는 건 쉽게 용납되지 않는다


 비우면 무언가 허전하여

 잠 못 이룰 것 같은 허무虛無함에

 빈 병이라도 채우고 싶은 게

 인지상정人之常情이던가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빈 병에 꿀을 채워 꿀병이 되어야

 입안에 군침이 돌고

 꽃을 꽂아 꽃병이 되어야

 얼굴에 환한 화색이 돈다


 그런 헛된 마음 비우고

 공空의 신비神祕에 젖어

 비움과 채움을 초월超越한

 진공묘유眞空妙有를 즐기는 것이

 진짜 자유로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