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집


                   글,  김의준 장로


 보슬비가 촉촉이 내리는 

 이런 날이면

 그 옛날 그 옛집이 생각난다


 낯익은 삼각지 허름한 뒷골목

 이목구비까지 어슴푸레 떠오르는

 그 옛집 그 할머니의 넉넉함이

 진하게 우러나 내 마음을 적신다


 마음은 있으나 계산은 없는

 그 넉넉함이 사랑이 되어

 자기밖에 모르는 살벌한 세상을

 따뜻하게 품는다


 그 넉넉한 마음에 감동하여

 연탄불도 독가스를 자제하고

 다싯국물을 끓이는데 

 온종일 자기를 희생하여

 고소한 맛을 우려내어

 허기진 사람들의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넉넉한 마음이 된다


 오늘도 그 옛집 할머니는

 인정이 매마른 세상을 위해

 소망所望의 향기를 진하게 진하게  

 우러내고 있다.


  (삼각지의 옛집 주인 할머니의 아름다운

  마음씨에 감동하여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