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밤


                       글,  김의준 장로


 하프의 은근한 날개 위를

 푸루트의 섬세한 리듬이

 잔잔한 물결이 되어 흐르는

 초여름 밤의 환상幻想이여!


 내 마음에 고이 간직해 온

 이상향理想鄕의 꿈이

 노래의 날개 위에 설레이는 밤


 클래식과 재즈의 조화 속에

 낯설은 얼굴과 얼굴에서도

 친근함이 감돌고

 탱고의 익숙한 리듬에

 그 옛날 선술집의 추억이

 되살아나는 듯


 피이노 건반의 파격破格에도

 더블 베이스의 무던함은

 속내를 들어내지 않는데

 그 동안 애써 자제해 오던 드럼이

 끝내 요란스레 본성을 드러낸다


 그래도 변함없이

 푸루트의 섬세한 리듬은

 모든 것을 어루만지듯

 포용包容하는 조화로움 속에


 음악이 흐르는 초여름 밤은

 고요한 환상을 꿈꾸며

 깊어만 가고 있다.


(한국예술종합대학교 음악원 교수인 

 친구의 며느님 이예린의 푸루트 독주

 회를 옹색한 글로 다시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