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은 눈 물


                         글,  김의준 장로


 화 끓이다가

 기막혀 한숨만 땅꺼지게 내쉬다가

 넋 잃고

 썰물 따라 바다로 간 자리에

 애간장을 태운 흔적들이 문신처럼 남아


 이 한나절

 그대 가슴팍에 너부러져

 짓무른 생명 쓸어안고

 팔다리 저리도록 닦아내 보지만

 당신의 검은 눈물 지울 수 없어

 돌덩이 같은 한숨만 고입니다


 인간의 무관심이

 우리의 무지가 저지른 비극이여

 살풀이 하듯 속죄하듯

 당신의 거친 살갗 어루만지노니

 부디 해맑은 웃음 보여주소서


 슬픈 내색일랑 날려버리고

 늘어진 어깨 추켜올리고

 반짝이는 옛 모습 회복하기를

 일렁이는 생명의 비늘

 다시 싹틔우기를 기원하오니


 이 화창한 봄날에

 행복한 미소 함뿍 머금고 

 예전차럼 그렇게 돌아오소서.


(태안반도 기름유출사고 봉사 현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