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새해맞이 예배 

                                                                 글,   김 의 준  장로

       새해 시작 10초 전
       대형 스크린에서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10, 9, 8 . . . . 3, 2, 1, 할렐루야!
       새해 새 태양이 찬란한 빛을 터트리며 화답한다.

       드넓은 공간을 단숨에 삼켜버릴 기세로
       큰 무리의 함성이 하늘을 찌르는 속에서
       나는 이곳에 들어설 때 보았던
       남루한 한 청년의 문전박대門前薄待 기억을 지울 수 없어
       수 만 군중의 기립박수와 팡파르를 가르고 등단한
       오늘의 주인공, 요셉 총리의
       당당한 모습과 뒤엉켜 혼란스럽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에도
       이곳은 새해 축복을 부르짖는
       뜨거운 열기 속에 발 디딜 틈이 없다.

       출세 가도를 달리는 총리의 간증에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고
       이미 진리의 터전을 범람한 황금물결은
       천하를 뒤덮을 듯 넘실댄다.

       먼저, 진리를 구하고 나면
       그 위에 덤으로 받는 것이 황금부스러기인줄 알았는데
       진리는 돈방석이나 부풀리는
       공기주머니로 전락한지 오래다.

       이스라엘 하나님의 돈벼락에 우리 하나님은 기가 죽고
       출세한 자들이 설치는 곳에
       머리 둘곳 없는 그분은 설자리도 없고
       예수의 문패를 붙인 곳에 예수는 없다
       
       시간은 벌써 자정을 넘어
       새벽으로 흐르고 있는 새해 첫날
       이곳을 빠져나온 나는
       어두운 골목, 길바닥에서
       얼어 죽은 시체 한 구具를 발견한다.
       아까 보았던 그 청년의 것이다
       나는 그 돌덩이 같은 주검을 안고
       하염없이 눈물 흘리며 돌아온
       쓸쓸한 그날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