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생인가 아니면 그 사람이 살아서 한 일인가..
실은 나는 나 아닌 누군가의 생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서 한 일로 인해 살고 있다.
내 몸뚱아리.. 방금 마신 차 한잔.. 여기서 보고있는 거리.. 자동차와.. 건물들....
나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그 사람의 생이 더 소중하다 주장하고 싶지만...
실상 그 사람의 생이 어찌되었던 간에 이렇게 세상에 남는건 그 사람이 했던 일들 뿐이다.
참으로 복잡하고 많은 사연이 있었겠지만.. 그것은 순간과 함께 사라졌을 뿐.. 혹은 그리 생각되어질 뿐...
많은 형태로 다시 물어본다.
수많은 해야할 일들과.. 하고싶은 일들과.. 계획들에 대해..
그것이 나의 의무인가... 그것이 나에게 주어진 삶인가.. 그것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인가...
담배 한 개피에 생각이 머물렀다.
우리에 의해 심겨지고, 가꾸어지고, 꽃피웠다.
그리고.. 한 개피 담배로 태어났다.
담배는 태워지기 위해 존재하고 한 모금의 연기로 우리를 누그러트리는 본분을 다하고...
그래서 한 줄기 연기로 흩어진다.
그것이 담배다.. 라고 누구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를 담배와 비교할 생각은 좀처럼 안 한거 같다.
우리는 신의 손에 들리워진 한 가치 담배.. 우리를 흠향하소서..
불꽃으로 타고 가다가 그의 호흡에 뭍혔다가 사방으로 스러져 간다.
고귀한 한 인간의 존재를 한낱 담배 한 가치에 비유한다하여.. 분노하는가.. 경멸하는가..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라...
이렇게 외치기에는 아직 나의 생각이 미치지 않는 곳이 많기는 하다.
하지만 그 미지의 곳에 나의 존재의 가치는 존재할 것이다.
아니 존재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세상 구석 구석을 바글거리는 나와 똑 같이 생각하고 느끼는 이들이 존재해야 할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면....

다시 그로서 남는 것은 그 사람의 생인가.. 그 사람이 한 일인가...
우리는 우리가 한 일로 인한 죄책감이나 우월감으로 우리의 미래를 가름하는 가...
아니면 우리의 생으로 존재하는가..
지금 이 순간도 무언가를 하지 않을해야 않을 수 없는 나와 그대여..
오늘 내가 한 일에 만족하고 미소짓거나.. 하지 못한 일에 속상해 하거나 하기전에 생각해 보자...
나는 진정으로 나 자신이기 위해 이 일을 했는가..
담배가 생각을 갖는다면 몇가지 선택밖에 없으리라.주인의 기쁨이 되기위해 스스로 산화하거나...
연기로 흩어져야 할 자신의 존재에 의문을 가지거나...


불타야할 미래에 절망하거나...
지금 담배 한 가치로 존재할 수도 있었는데.. 나 자신으로 있는데 일말의 고마움을 느낀다.
이대로 스러져 한 줌 흙이 되기전에 아직 얼마간의 시간이 있다.
금고안에 든 돈다발 보다야 덜 든든한 것은 거진 속물이기 때문이리라...
그동안 무엇을 해야하나 생각해 본다.
목회자 유가족을 위한 모임이란 것을 만들어 보았으나 애초에 인터넷으로 흥미를 것은 아닌 듯 하였고... 교사의 꿈도 비열하게도 접었다.
그러나 무엇도 진정으로 나를 나이게 만들어주지 못했다는 것이 정답이리라.
하는 일마다 잘 풀렸다면 나는 담배 한 개피처럼 존재하는데 만족했으리라..
허나 그러기엔 속이 쓰린다... 보다 소중한 무엇인가 이고싶다.
영원한 것.. 고귀한 것.. 등등..
인간의 언어라는 것이 참으로 간사하여...진정 의미하는 바는.. 바로 그걸 표현하는 의미의 뒤끝이라는 걸 잊게한다.
지금 이 세상.. 아름다운 것.. 감동적인 것.. 환상적인게 너무나 차고 넘친다.
눈은 충분히 현혹되었으나 마음은 허하다.
너무 차고 넘쳐서 오히려 진위를 구분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제 손을 뻣으면 닿을 거리에 온 듯 하다.
그러기에 마지막 한 걸음이 이리도 더딘 것이다..
모두들 예감할 수 있는 듯 하다.
수많은 의문 부호와 의미로 내 앞에 놓인 다른 이들의 삶의 결과들이 모여 이제 삶 그 자체를 보여줄 때가 온 이리라.
이제 우리가 가치를 두었던 사람들의 생의 결과들로부터 사람들의 생 자체를 보아야 할 때가 온 것 이리라.
하나님이 우리를 담배 한 개피로 생각하는가?
오히려 눈멀고 귀멀어 현실에 안주하는 이들이 스스로를 비하하여 온 것일 수도 있다.
허나 현실에서 우리의 생을 그것 자체로 보지않고 한개피 담배로 보아버리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나는 있는 그대로 존재한다.
불꽃 스스로 아름다울 수 있는 그 불꽃.. 생의 불꽃을 우리 스스로.. 우리의 눈으로 바라보리라...
바라보며 스스로 좋았다고 말할지..
비참하게 눈을 돌릴지는 우리의 몫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