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냇가에 심은 나무 제7호 --


선교지에서 온 편지


김준기 목사



     선교의 주재자이신 주님의 이름으로 인사드립니다.

     계속해서 정기적으로 선교후원을 허락하는 유일한 교회가 남도교회이기에 유 목사님과 성도님 한 분 한 분께 감사함을 금할 수 없지만 교육전도사로 주일학교와 중,고등부에서 봉사할 수 있었던 것과 당시의 학생들이 지금의 청년부의 멤버이기에 남도교회를 위한 기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봉사했던 83년도에 중,고등부에서 한 첫 설교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자.”라는 설교로, 자신의 선교 사역에 있어서도 토대가 되고 있는 교훈이기도 합니다.

     비가 내려 홍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모래 위에 집을 지은 자의 집에 몰아치면 크게 무너지고 말 것이다(마태복음 7:27)라는 교훈 위에 선교사역이 계속되어지고 있기에 감사하기만 합니다.


     선교에 대한 헌신을 기도하며 총신대학에 입학한 것이 22년전의 일입니다. 그 중에서 사역지인 일본에서의 기간은 신학의 배움을 위해 4년간, Hathuho Christ Church에서 1년간의 목회, 그리고 지금의 사역지인 Inagi Bible Church에서 6년 등 11년이 되어갑니다. 이 기간들을 회상해 볼 때, 선교의 어려움 즉 비바람이 저에게도 많이 불어왔음을 알게 됩니다.

     경제적인 곤란과 연약해진 건강, 중상과 비난, 차별 등의 외적이니 비바람도 적지 않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음을 느껴봅니다. EH한 선교지 일본의 적응과 함께 불어오는 내면의 비바람도 적지 않음을 느껴봅니다.

     그러나 주님은 비바람이 아니라, 어디에 세운 집인가의 중요함을 가르쳐 주고 계십니다. 신앙생활로부터 선교사역 등 주님과 관련되어지는 모든 영역에 있어서 반석 위에 세운 집인가 아닌가의 문제는 근본적인 문제로 몰아치는 비바람과는 비교할 수 없음을 확신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기억하는 선교사역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교회를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교회가 비바람으로 어려움을 당하는 이들에게 관심을 베푸는 것이 선교의 첫걸음임을 느껴보게 됩니다. 즉 개인의 신앙에 있어 중요한 것은 비바람에도 초연할 수 있는 반석 위에 집을 세우는 것이지만, 선교에 있어 중요한 것은 타인의 비바람에 대한 관심이 있는가 없는가라는 것입니다.

     지금 저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조선총독부에서 근무한 부모를 따라 용산구에서 학생시절을 보낸 할머니(지역 성경공부에 참석),통일교에서부터 시작된 신앙을 기독교 신앙으로 오해하고 있는 형제, 할아버지는 일본 기독교에 큰 영향을 끼쳤지만 가정불화로 교회를 떠나 여호와의 증인으로 개척사역의 중심적인 사역을 한 자매, 자녀교욱으로 심한 갈등을 갖고 있는 자매, 은행으로부터 융자를 받지 못해 불안해하는 형제, 30년 전의 비행기 사고로 남편을 사별한 자매의 종교갈등, 간환자로 병원으로부터 마지막 수술의 통보를 받은 자매 등, 사회와 가정의 많은 비바람을 보게 됩니다.

    최근에 알게 된 것이지만, 저의 지역에 국한해도 교회문제와 갈등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기만 합니다.


      이처럼 산재해 있는 교회 안팎에 있는 타인의 비바람이 주님의 관심이었고, 선교의 대상이 였으며, 형제사랑이었음을 선교사역을 통해 느껴봅니다. 또한 어쩌면 교회나 개인이 반석 위에 집을 세우고 있는지 아닌지의 확신이 타인의 비바람에 대한 관심이 있는가 없는가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제자신의 선교사역이 자신의 비바람에만 신경이 집중되는 모습이 안 되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원고 부탁 받았던 후원금과 선교사역의 상황을 소개합니다.

     92년부터 시작된 저의 선교사역에 남도교회가 유이하게 계속되고 있는 후원교회입니다. IMF 파동과 더불어 정기적으로 후원 주셨던 다른 교회들은 교회의 어려움으로 인해 중단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비정기적이지만 후원을 허락하셨던 교회와 성도님이 계심과 유학생으로 일본에 와 국립대 조교수가 된 형제로부터의 십일조, 그리고 봉사하는 교회로부터의 사례와 개벽에 하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선교사역이 계속됨을 감사하고 있습니다. 선교후원금은 선교활동을 위함도 있지만, 선교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비자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현재 3년에 한 번씩 비자의 갱신을 하고 있는데 필요한 서류의 하나가 고정된 수입의 제시입니다.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점이기도 합니다. 선교사역에 있어 후원의 필요성은 의외로 선교사의 재정적인 면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필요한 것임을 느끼게 됩니다.


     지금 사역하는 부분들도 간단히 소개해봅니다. 저로부터 시작된 교회개척은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매주 25명의 이상(어린이 포함)이 모여 예배와 교제를 나누고 있는데 장소의 비좁음을 느껴보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중개인으로부터 180평의 토지(1억엔, 약10억)를 소개받아 그곳에 교회를 세우고 싶은 맘에 몸부림치고 있기도 합니다만, 내년도의 교회창립 주일부터 지금의 장소보다 2배 이상의 장소에서 교회활동이 이루어지기를 먼저 기도하고 있습니다.

     문서 선교활동으로 책자의 인쇄 및 보급의 분야도 성서개요(재판), 주기도문, 사도신경, 십계명 해설 등을 인쇄와 디스크를 통해 나눔을 갖고 있으며, 그 외에 번역과 대중전도 집회에서의 통역봉사도 허락되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선교사역을 계속 할 수 있음은 비바람에도 동요치 않고 후원과 기도를 허락하시는 교회와 성도님들이 계심으로 인함이며, 이로 인해 다시금 선교의 주재자이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두서없는 내용과 표현으로 부끄럽기도 하지만, 반석 위에 집을 세우고 계시는 독자님들을 향한 주님의 평강을 기도합니다.

동경도 이나기市에서 목사 김 준 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