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냇가에 심은 나무 제8호 (1999.7)  --



가정사역을 공부하며……


안정화 집사




     결혼한지 6년이란 시간동안 서로 맞춰가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문제없어 보이는 것으로 만족해하며 살다가 이번에 교회에서 하는 가정사역 프로그램에 참석하게 되었다. 일상적인 삶 속에서 새롭게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기대속에 참석했는데 공부를 하는 동안 그 동안 느끼지 못하던 우리 가정의 여러 문제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유교적인 사고 안에서 나의 권리를 포기하고, 사랑하는 남편과도 서로 이해하지 못하며, 아이들에 대해서도 인격적으로 대하지 못하면서 가정이란 이유로 평생을 그저 그렇게 산 다른 사람들처럼 나 또한 그렇게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나서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고 느끼며 변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가정사역을 공부하기 전에도 이와 같은 책들을 많이 읽기는 했지만 행복하지 않게 느껴지는 가정의 문제점들에 대해서 내 책임은 없고 오로지 남편 책임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가정사역을 하며 느낀 것은 행복한 가정이란 노력해야 얻어지는 것이지 결혼함으로써 바로 얻어지는 특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앞으로는 먼저 이해하기 위해 듣는 것을 먼저 하도록 노력하며 남편도 나와 똑같이 상처 받기 쉽고, 어떤 문제를 받아들이는 것도, 해결하는 것도 서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함으로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혼자보다 함께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이것도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이런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가정사역의 좋은 점인 것 같다.


     가정사역 프로그램을 통해 책도 읽고, 토론도 하고, 기도도 하면서 남편에0 대해 가졌던 오해들이 어는 순간에 “아! 그래서 그랬구나“ 라고 이해하게 되었고 이것을 미쳐 알지 못해 받았던 상처를 생각하며 후회하기도 하였다.

     가정사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난 후부터 시간만 나면 책을 읽으니까 큰 딸 하영이는 “엄마는 책보는 사람’ 이라고 할 정도가 되었고 재미도 느낀다. 일상생활에서도 배운 대로 시도하려고 노력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남편과 자녀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것과 아이들을 많이 안아주는 것이다.


      남편은 내가 책을 읽으며 좋은 부분을 이야기해주면 많이 공감을 하거나 특별한 변화를 보이지는 않지만 주위에 다른 사람들이 집에 오면 ‘아주 좋은 세미나’ 라며 기회만 되면 같이 공부하라고 나보다 더 홍보를 하니 우리 가정의 가정사역이 나름대로 성공(?)을 한 것 같다.

      이제 이 프로그램도 1학기 후반기에 들어간다. 이번 학기에 배운 것들 중에 특별히 “그리스도인 됨” 의 신분확인과 “돈”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태도데 관한 공부는 결혼해서 흔들리기 쉬운 신앙과 경제관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자녀교육이나 대화하는 법 등은 시간만 허락한다면 더 깊이 배우고 싶은 부분이다. 또한 평소에 잘 알고 지내지 못했던 교회의 집사님들과도 가까워지게 된 것도 감사한 일이다.

      가정사역을 하며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직.간접적으로 느끼는 것도 많고 막내 하은이까지 돌봐주시며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셔서, 후반기에는 어린아이를 둔 엄마들도 많이 참석하면 아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결혼을 앞둔 청년들도 이런 공부를 미리 한다면 앞으로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된다.


      우리 가정에는 아직도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지만 남편과 아내 된 나는 부족한 것은 서로 돕고 배필로 부름 받았기에 진정으로 사랑하고 섬기는 법을 배우며, 서로 이해하며,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순간순간 선택하며, 가장 기본적인 하나님의 교회인 가정의 행복을 위해 서로 기쁘게 헌신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