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냇가에 심은 나무 제14호 (2003.5)  --



기독교인의 사회참여의 정도는


구자만 장로



역사적인 월드컵 축구의 4강, 대통령의 선거, SOFA개정을 위한 촛불 시위 등으로 한반도가 후끈 달아올랐던 숨 가쁜 한해가 저물었고, 희망찬 새해가 밝아왔으니, 올 한 해도 주님을 의지하며 많은 결실을 거둠과 동시에 좋은 일들이 넘치는 한해가 되어야 하겠다.

이제 새롭게 시작된 2003년을 승리하며, 보람되고 멋진 한해로 보내기 위하여 Socrades가 말한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Lift without examination is not worth living.)"는 명언을 음미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나간 한해의 여러가지의 일들을 되돌아 보며 검토, 반성하고 새로운 삶의 지표를 살펴보는 것이 참된 삶의 발전과 가치가 된다는 것이다.


얼마전 신앙심 깊은 친구가 본읜의 사무실에 찾아와 그 동안의 사랑하는 딸과의 아름다운 관계형성이 깨지고 만 것에 대해서 한숨이 뒤섞인 심각한 표정으로 설명하였는데 이 이야기를 듣는 중에 나 자신이 여러 가지의 신앙적 세계관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친구의 설명의 내용은 대통령의 선거를 앞두고 딸에게 자기가 주장하는 L씨를 밀어 주기를 바라는 심정과 촛불시위의 찬반론에 대해서 우리나라의 사회적, 현실적 상황을 열심히 설명하였는데 아버지의 의도와는 정 반대되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즉, 딸이 아버지의 주앙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의 반론을 펴다가 아버지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스스로 화를 참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자기 방에 들어가며 문을 꽝 닫았다는 것이다.

공부와 신앙적 생활만 열심히 하고 있는 줄 알았던 모법적인 여대생인 딸이 이렇게 사회 문제에 깊이 참여 하고 있다는 사실과 서로의 견해 차이를 대회로써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안타까워 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 친구의 고백이다.


우리는 위의 사실에서 기독교인으로서 2가지의 문제에 대해서 검토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즉 기독교인이 현실적인 사회의 문제에 대해 얼마나 깊이 참여해야 하는가와 교인들간의 상충되는 주장이 발견되었을 때 서로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신앙적이고 바람직한 행동인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의 문제는 교단간, 또는 개인의 신앙적 관점에서 논란이 있겠지만 먼저 오늘날의 일부 교회가 개인주의적으로 내세적 영혼 구원만을 강조하며 성(聖)과 속(俗)을 구별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하겠다. 왜나하면 기독교인의 생활은 도덕적이며 영적인 생활에서 하나님의 도우시는 힘을 체험하고, 우리의 정치 생활, 경제 생활, 사회 생활에서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이루기 위하여(마 6:33) 노력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의 주기도문과 마태복음의 하늘나라 이해(25장)는 철저하게 현실적이고 윤리적이며 실천적이기에 기독교인의 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는 바람직한 성경적인 자세라 여겨진다.


둘째의 문제는 교인들의 의견이 상충되는 관점이 발견되었을 때 대화를 잘못 이끌어 가면 서로가 불쾌한 감정으로 대립의 길로 나아가지 않을 수 없기에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하는 문제이다. 서로의 환경이 다른 우리들은 각자의 의견이 상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함과 아울러 조용히 관용의 자세로 경청(행 24:4)하는 습관과 온유함을 나타내도록(딛 3:@) 노력하여야 하겠다.

특히 正, 反, 合의 변증법적(요 12:24) 음양의 관계에 있어서 해가 지면 달이 뜨고 수축이 끝나면 팽창하는 등 이러한 우주적 변화가 진보를 이루며(고후 6:8-10), 상반된 것들이 조화를 이룰 때는 아름다운 화음을 낳는 성가대처럼 더욱 창조적 큰 발전을 도모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여야 한다. 세상의 빛된 삶의 자세(마 5:14)는 대화의 자세를 충분히 갖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에서 대화가 너무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기독인들은 이 세상 안에서 하나님의 정의가 한수같이 흐르게 하고(암 5:24), 사랑과 평화가 넘침으로 하나님의 현존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이를 위하여 이 사회를 위한 간절한 기도와 아울러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하겠다. 또한 이를 위한 방법론적 차이에 의한 서로 간의 의견이 상충될 때는 배타적이며 독단적 주장을 버리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관용의 자세와 사랑과 화평을 좇는 자가 되어(딤후 2:22) 하루하루 더욱 발전하는 사회를 위한 지혜로운 삶(마 10:16)을 영의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