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냇가에 심은 나무 제5호 (1998.3)  --


아이엠에프(I.M.F)시대의 교회


유병근 목사



     최근에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단어중 가장 많이 이용된 말은 아이 엠 에프(I.M.F)라고 한다.이 단어는 목사의 설교 중에서도 자주 언급이 된다. 그리고 이번에 배부되는 본 회보에까지 이러한 주제노 글을 쓰게 되고 보니 “아이 엠 에프” 야 말로 이 나라를 휩쓸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I.M.F(국제통화기금) 시대의 경제적 영향을 “한파”라고들 부른다.너무나 차갑고 극심한 까닭이다. 위기 중의 위기라고 보는 것이다. 그 원인을 모두 말하기를 지난 30년 동안 개발 독재와 문어발 재벌 중심의 경제 성장 정책 속에 뿌리 깊이 쌓여 온 모순과 비리 즉 정경유착과 관치금융, 독점 재벌의 기업확장, 부동산 투기, 환투기 등에 일어난 구조적 총체적 모순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또 이를 방치하고 조장한 여야 정치인, 정부. 경제학자 모두의 책임이라고 야단이다.

     이러한 상황에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종교계 다시 말해서 교회를 향한 따가운 질책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의를 외치고 윤리를 세워야 하는 교회가 경제 성장과 물질적 축복에 도취되어 부요와 번영에 젖어 들기만 하였지 아무런 비판도 하지 못한 무능을 책망하는 소리인 것이다. 더구나 현재 겪고 있는 이 위기 속에서 교회가 무얼 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교회가 이 상황에서 그 기능을 발휘해야 하는 이유는 오늘의 문제가 경제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적 문제요, 윤리적 문제이며, 오늘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이 나라의 삶과 인간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금년의 실업자가 100만-150만이 생길 것이라고 한다. 큰 고통과 희생이 아닐 수 없다.

     숭실대 이삼열 교수는 “교회가 가져야 할 관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5백 50억 달러의 액수가 이나라의 문제를 해결할 것 같지만 그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미 겪고 있는 고통과 희생으로 인하여 빚어지는 사회적, 윤리적 문제들이다.” 라고 하였다. 통감하는 바이다.

     독일의 교회는 나라가 어려워 실업자가 속출할 때에 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사회 각 분야의 문제를 연구해 발표하고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였다. 그리고 영적으로 사회를 지탱시켜 주고 이끌어 가면서 빛고 소금의 역할을 한 것이다.

     이번의 국가적 경제 시련을 겪으면서 한국 교회는 결코 교회 안의 성도들이나 교회 안의 문제의 관심보다는 교회 밖의 일에 관심과 국민적 어려움에 참여함이 교회의 사명임을 알아야 한다. 한국 교회는 일찍이 우리 민족의 어려움에 깊이 관여하여 사랑과 관심과 지도적 일들을 감당하였다.
    
     이 모든 성도들은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일로부터 절약의 삶과 교회의 부요화를 지양하며 어려움을 당한 이웃에 선한 친구가 되어야 겠다.

    “기품”은 꼭 이 나라의 경제나 정치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교회 경영에나 우리의 신앙적 삶과 모습에는 기품이 없었는가? 교회를 새롭게 하자. I.M.F 시대를 맞이라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