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가에 심은 나무 16호 2005 Spring

독도를 지킵시다

(신 19:14, 왕상 21:1~)

유 병 근 목사


저는 농촌에서 어린시절을 보냈습니다.할아버지께서 유산으로 주신 밭 두어 뙈기가 있었는데 제법 넓었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밭이랑이 꽤 길어서 이 끝에서 저 끝까지의 길이가 어린 시절 저의 걸음으로는 한참이었습니다. 넓은 들판에 자리하고 있었던 터라 옆집의 농토와의 경계는 길쭉한 돌을 묻어 표시하거나 굵은 말뚝을 박아두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저의 어린 기억에 옆집의 밭주인과 저의 어머니 사이에 경계 때문에 잦은 말썽이 있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옆집의 밭주인은 성질이 고약하여 경계 말뚝이나 돌을 몰래 조금씩 옮겨서 곡식 몇 포기라도 더 심으려는 욕심을 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일은 그 당시에는 다른 집에서도 간혹 볼 수 있는 일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인접 논두렁을 조금이라도 침범하여 벼 한 포기라도 더 심고자 서로 욕심 부리다가 논두렁이 좁아져 걸어 다니기 어렵게 되어버린 경우도 있었으니까요.

아마 구약시대에 유대인들에게도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모세를 통하여 율법을 제정하실 때 신명기 19:14에서 네 이웃의 경계표를 옮기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이웃의 소유이며 재산이기 때문입니다. 남의 재산을 경계표를 옮겨서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는 것은 도적질이요 불법인 것입니다. 열왕기상 21장서 사마리아왕, 폭군 아합은 이웃에 사는 힘없는 나봇의 포도원을 탐내어 땅 주인인 나봇을 죽이고 강제로 그 포도원을 빼앗았습니다. 이 악행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은 준엄하였습니다. 불법으로 약자 나봇의 땅을 빼앗은 악행으로 인하여 그의 자식 대에 하나님의 심판이 임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지정학적으로 아주 민감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은 착하고 온순하여 남의 땅을 차지하려고 싸움을 먼저 걸어 본적이 없는 민족입니다. 그러나 일본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중국을 비롯하여 멀리 베트남까지 침범하여 영토 확장을 꾀한 바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웃 땅의 경계표를 자주 옮기려고 하는 민족으로 낙인찍히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2차대전이 끝 난지 60년이 되었지만 일본과 한국, 일본과 중국 그리고 일본과 러시아와의 사이에서 땅의 경계를 두고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주변의 여러 나라 사람들을 괴롭히면서도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의 처사에 대해 우리 대통령께서도 ‘일본과 같은 나라와 함께 산다는 것이 불행’이란 말까지 하였습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독도는 그들에게 다시는 짓밟혀서는 안 될 민족의 정조대와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이 섬을 두고 자기들의 것이라고 우기는 일본에 대하여 우리는 분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일본이 왜 이러는가를 생각해 보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섬나라인지라 뭍이 그리울 것이고, 지진이 자주 발생하니 지진이 없고 안전한 우리나라 땅이 탐이 나서 그러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아무튼 피해자인 우리의 생각과 가해자인 일본의 생각의 차이가 너무 큰 것 같습니다. 하기야 때린 사람과 맞은 사람의 생각 차는 클 수밖에 없지요. 가해자는 심하게 해를 입히고도 한마디로 쉽게 ‘미안해’하면 될지 모르지만, 맞은 사람은 아직 상처에 아픔이 있고, 치유가 쉽게 되지 않아 오래 가는 법입니다.

그런데도 주변 여론이 불리해지면 그들은 ‘미안하다고 했잖아’ 혹은 ‘그까짓 것 가지고 뭘’ 식이니 어처구니없는 일 아닙니까? 그러다가 또 기회가 오면 해를 가합니다. 일본이 우리에 대하여 ‘사과한다’ 혹은 ‘통분히 여긴다’는 표현을 종종 쓰지만, 반성의 빛은 없어 보이고 또 틈만 나면 망언을 늘어놓는 저들의 행태는 우리의 상처를 계속 건드려서 아프게 할 뿐 아니라 지경을 넓히기 위하여 하나님이 엄히 금하시는 이웃의 땅을 탐내어 빼앗으려는 백주의 강도 심보인 것입니다. 국가와 국가 간의 일이지만 이런 일을 접하면 어릴 때의 밭이랑 한 골이라도 더 속여서 곡식 한포기라도 더 심으려는 욕심 많은 이웃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오늘의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해야 할까요?

첫째, 하나님은 이웃의 땅을 탐내는 자들에게 반드시 벌을 내리신다는 것을 믿는 믿음을 가지고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우리의 것을 잘 관리하여 평소에 불량한 이웃이 넘보지 못하도록 잘 지킵시다.
셋째, 흥분을 가라앉히고 무례한 이웃이 얕보지 못하도록 국력을 기르는데 힘씁시다. 아울러 이 시대를 사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독도 문제로 인하여 흥분하듯이 우리의 영적 지경을 노리는 사탄의 계략에도 분개해야 할 때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