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 16:24)고 말씀하셨다.



   “자기를 부인하고”는 ego적인 집착을 버림이며, “자기 십자가를 진다는 것”(아이로)은 자신의 마음 안에 있는 “이원성의 죄”(ego)를 스스로 들어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기독교의 상징인 십자가는 예수께서 나의 죄를 대신하여 죽으신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원성인 자아(ego)의 부정”을 나타낸다. 이러한 자아(ego)의 작용이 사라진 오직 “하나(One)의 진리” 즉 “불이 일원론적”(不二 一元論的)인 세계관은 문화와 종교의 가장 높은 경지이다.


   취하고(取), 버리거나(捨)하는 분별심(ego)을 포기하고 무아(無我)가 되어 “영원한 생명”(true Self)을 찾게 되면 무엇(富, 명예, 권세 등)을 가지고 있든지, 그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십자가를 통한 “자기(ego)의 부정”이 없이는 주어지지 않으므로 ego의 죽음을 통해서만 얻는 “생명의 세계”(true Self)이다. 즉 하나님(One)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자세로 ego를 버리는 것은 영원성(true Self)을 찾고자 하는 행위이다.


   엑크하르트(Eckhart)는 “자기 자신을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자기를 얻는 길이며,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것을 얻는 길이다”고 하여 이것을 “영적 세계의 법칙”이라고 한다. 따라서 구원은 추구하는 대상이 바로 사라질 때 오는 것이며, 불교의 해탈도 서로 나누는 분별지(分別智)에서 해방되는 인간 본래의 모습인 참나(true Self)에서 이루어진다.